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문가들과 물밑 논의를 진행해 왔다고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27일(현지 시간)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파병 결정을 공표하는 등 파병을 처음 공식화했다.
이날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액시오스에 “지난 4년간 많은 게 변했다. 북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기관을 소집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 상황을) 평가, 진단하면서 관여(engagement)를 포함한 잠재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직 미 정부 고위 관계자도 “김정은의 ‘화려한 편지’ 한 통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 수 있고, 바로 대화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계획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미국의 이익 대표국으로 북한과의 외교적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스웨덴의 주북한 대사가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미 정부 관계자 및 전문가들과 북-미 대화 가능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
다른 전직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화 가능성 여부는 대화의 성격에 달려 있다”며 비핵화가 아닌 핵보유국 인정이나 군비 통제로 논의가 전환된다면 북한이 대화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한국과 일본을 자극해 자체 핵무장 논의를 가속화할 수 있다. 또 북한이 핵능력을 고도화한 데다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와 같은 협상력을 갖기는 어렵단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28일 러시아 파병 사실을 처음 공식 확인했다.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이날 노동신문에 보낸 서면 입장문에서 “김정은 동지께서는 조성된 전황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러시아) 사이에 체결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북-러 조약)의 제4조 발동에 해당된다는 분석과 판단에 근거하여 우리 무력의 참전을 결정하고 로씨야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호응하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감사하는 성명을 이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성명에서 “조선인 동지들은 연대감, 정의감, 그리고 진정한 동지애를 바탕으로 행동했다”며 “이를 높이 평가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지도부 및 인민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