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북 북부지역 4개 시군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26일까지 1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의성 산불 진압 중 추락해 사망한 헬기 조종사 1명과 21일 경남 산청에서 사망한 진화대원 등 4명을 포함하면 최근 엿새간 산불 사망자가 24명에 이른다. 산림청이 산불 통계가 시작된 1987년 이후 6번째로 많고, 1997년 24명 이후 18년 만에 최다 사망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산불 연기로 인해 대피소 반대방향으로 피신하거나, 산불이 피신한 차량에 튀어 폭발하는 등의 사고로 안동 3명,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7명 등이 사망했다. 부상자도 경북 1명, 경남 5명 등 총 19명 등에 달해 사상자만 43명에 달한다.
일주일 가까운 진화 작업에도 불구하고 산불은 강풍, 고온, 건조한 날씨 등 날씨 악재로 인해 무섭게 확산하고 있다. 초속 최대 25m의 태풍급 강풍이 불면서 의성 산불은 안동, 청송에 이어 영덕 동해안까지 번졌다. 영덕군 관계자는 “(청송군에서 영덕군) 해안까지 산불이 확산하는데 대략 8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덕과 인접한 포항시 죽장면에서는 주민들에게 긴급대피 안내 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고온과 강풍이 꺼진 불길을 되살리면서 한때 진화율 92%였던 울주 산불 진화율은 이날 오후 73%까지 떨어졌다.
산청 산불은 지리산국립공원 경계선 안쪽 200m까지 번졌다. 산림 당국은 방어선을 구축해 천왕봉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불이 확산된 곳에서 천왕봉까지 거리는 8.5km이다.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인접한 경남 양산시까지 뻗쳤다. 시는 대운산 인근에 있는 민가와 사찰, 한방병원 등에 사전대피 명령을 내렸다.
확산되는 산불로 의성과 산청에서 주택과 공장, 창고, 사찰, 문화재 등 건물 209곳이 불에 탔다. 울주 온양 및 언양의 재산 피해 상황은 조사 중이다. 경북 의성군과 안동시 2만313명, 경남 산청군과 하동군 1773명, 울산 울주군 언양읍 4628명, 온양읍 365명 등 2만7079명이 대피했다.
이날 진화 헬기 1대가 추락하면서 한동안 헬기 진화가 중단되기도 했다. 진화대원들의 피로도도 극에 달하고 있다. 27일 비가 예고됐지만 산불을 진정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수량이 많을지 미지수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전국 산불로 유례없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재민들이 일상을 찾을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