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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는 산불 속수무책… “27일 비소식만 기다릴뿐”

번지는 산불 속수무책… “27일 비소식만 기다릴뿐”

Posted March. 25, 2025 07:33,   

Updated March. 25, 2025 07:33

번지는 산불 속수무책… “27일 비소식만 기다릴뿐”

영남 지역에서 타오른 산불이 발생 나흘째인 24일까지도 꺼지지 않았다. 축구장 1만2475개 크기의 산림이 피해를 본 가운데 일부 지역에선 강풍으로 산불이 번지면서 주민뿐만 아니라 진화대원에게도 대피 명령이 떨어졌다. 27일까지 비 예보가 없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중·대형 산불을 진화 중인 곳은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 울산 울주, 경남 김해 등 4곳이다. 이날까지 피해를 본 산림 면적은 8700ha로 전날(7788ha)보다 912ha 늘었다. 해당 지역 주민 2742명이 임시 주거시설로 대피했고 주택과 사찰 등 건물 162곳이 피해를 입었다.

처음 산불이 가장 거센 곳은 산청이었지만 이날을 기점으로 의성의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의성 산불은 사흘째 타오르며 피해 면적도 전날보다 780ha 늘어난 6861ha로 확대됐다. 의성군은 24일 오후 2시 34분 발송한 재난 문자에서 “현재 산속에 있는 진화대원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초속 15m 이상의 강풍을 타고 불길이 퍼지면서 진화율은 71%에 머물고 있다. 산불로 서산∼영덕고속도로 영덕 방면 점곡휴게소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21일부터 나흘째 이어지는 산청군 시천면 산불은 강풍을 타고 번져 11km 이상 떨어진 하동군 옥종면까지 확산됐다. 피해 지역은 1502ha까지 늘어났고 진화율은 68%에 머물렀다. 울주군에서도 22일 발생한 산불이 진화에 난항을 겪으면서 진화율이 66%에 그쳤다. 피해 면적도 전날 192ha에서 394ha로 늘어났다.

이날 시천면에서는 새벽에 주민 대피를 돕기 위해 이동하던 산불진화차가 경사로에서 옆으로 넘어져 소방대원 2명이 다쳤다.

산불 원인을 조사 중인 관계당국은 울주와 의성 산불의 실화자를 각각 특정해 조사할 방침이다. 울주군 특별사법경찰은 60대 남성을, 의성군 특별사법경찰은 50대 남성을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울주 산불 실화자는 야산에 있는 농막에서 불씨가 튀는 용접 작업 도중, 의성 산불의 실화자는 야산 정상에서 묘지를 정리하던 중 산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