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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사태 100일, 분열 키우는 아스팔트 정치

계엄사태 100일, 분열 키우는 아스팔트 정치

Posted March. 12, 2025 08:13,   

Updated March. 12, 202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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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가 12일로 100일을 맞았지만 윤석열 대통령 석방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둘러싼 찬반 갈등은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천막 농성을 시작하며 ‘장외 투쟁’ 총력전에 나섰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도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각하를 요구하는 24시간 릴레이 시위를 시작했다. 국회가 헌재 판결 승복을 약속해 통합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거리 정치에 나선 정치권이 오히려 국민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등과 함께 이날부터 광화문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부터 매일 밤마다 광화문에서 집회와 릴레이 발언을 이어갈 예정이다. ‘윤석열탄핵국회의원연대’ 소속인 민주당 박수현·민형배·김준혁 의원과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이날 오후 광화문 천막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당 박홍배·김문수·전진숙 의원은 국회 본청 앞에서 삭발에 나섰다. 12일엔 민주당 의원 전원이 서울 여의도부터 광화문까지 도보 행진에 나선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민주주의의 파행을 막아내기 위해 어떤 것이든지 해내겠다”고 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도 이날부터 헌재 앞에서 맞불 릴레이 시위를 시작했다. 윤상현 의원은 “탄핵 기각만이 대한민국 체제를 다시 바로 세우고 비정상을 다시 정상화시키는 길”이라고 했다. 김선교 박대출 장동혁 의원 등도 릴레이 시위에 동참할 예정이다.

정치권이 거리로 나선 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윤 대통령 석방이 헌재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이날 서울 도심과 대학가 곳곳에선 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집회가 벌어졌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는 10일부터 헌재와 가까운 안국역 앞 3개 차로를 점검하고 탄핵 반대 철야 집회를 이어갔다. 탄핵을 촉구하는 진영은 광화문에서 단식 농성과 철야집회를 이어갔다. 대학가도 탄핵 찬반을 둘러싼 집회와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엄기홍 경북대 교수는 “가뜩이나 탄핵을 둘러싼 국민 분열이 심각한데 정치권이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탄핵심판은 사법부에 맡기고 국회는 민생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안규영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