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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발 묶은 외국인력 ‘병목’… 이래선 수출위기 돌파 어렵다

조선 발 묶은 외국인력 ‘병목’… 이래선 수출위기 돌파 어렵다

Posted January. 06, 2023 07:46,   

Updated January. 06, 2023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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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조선업체들이 배 만들 인력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낮은 임금과 획일적 주 52시간제 등 이유로 일터를 떠났던 국내 기능 인력들의 현장 복귀는 대단히 더디다. 대신 외국인근로자를 늘리려 해도 여의치 않다. 정부 입국심사를 거쳐 배치되는 속도는 느리고 숫자도 턱없이 부족하다. 조선업체들은 막대한 주문을 받아 놓고도 납기 지연으로 인한 클레임을 걱정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 ‘빅3’는 2년 연속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3∼4년 치 일감을 미리 확보한 것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차질로 세계 각국에서 한국 조선업체들이 압도적 경쟁력을 가진 고가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박 수요가 폭증했다. 문제는 배 만들 인력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4년 20만 명이 넘던 조선업 종사자는 지난해 절반 이하인 9만 여명으로 줄었다. 감소한 인력은 대부분 용접공 등 현장 인력이다. 그 사이 조선업 경기가 나빴던 데다, 주 52시간제 확대로 연장근로 수당까지 챙길 수 없게 되면서 많은 근로자들이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당장은 외국인 근로자를 더 쓰는 것 외에 대안이 없는 셈이다.

 작년 4월 정부도 이런 이유로 조선업 관련 특정 활동 비자 인원제한을 없앴지만 연말까지 새로 채용된 외국인 용접공은 90여 명 뿐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 법무부 등 관련부처가 서류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병목현상이 생기는 바람에 길게는 5개월 이상 입국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외국인근로자 기능 검증기관이 바뀐 점, 담당 공무원 숫자 부족 등이 이유로 꼽힌다.

 조선업계는 올해 3분기에 생산인력이 1만3000명이나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력을 충원하지 못하면 배를 제 때 만들어 인도할 수 없어 발주업체에 거액의 보상금을 물어줘야 한다. 납기에 쫓긴 일부 조선업체들은 공들여 따낸 일감을 중국 업체에 하청을 주기 시작했다.

 정부는 올해 한국의 수출이 작년보다 4.5%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수출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 조선업계의 인력난처럼 한시가 급한 현장의 문제부터 하나하나 해결하는 것이 백 마디 말보다 수출 확대에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