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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출마선언…포퓰리즘 우려 씻고 안정감 보여줘야

이재명 출마선언…포퓰리즘 우려 씻고 안정감 보여줘야

Posted July. 02, 2021 07:35,   

Updated July. 02, 202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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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권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어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근혜 탄핵 직후인 2017년, 당시 성남시장으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 3위에 그쳤지만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보여줬던 그가 이번엔 더욱 커진 몸집으로 정권재창출을 향한 두 번째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이 지사는 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 선언문에서 “특권과 반칙에 기반한 강자의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 정치로 모두 함께 잘 사는 대동세상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또 우리나라가 처한 위기의 원인을 불공정과 양극화로 규정하고, 강력한 경제부흥정책을 즉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지금보다 더 강한 ‘정부 주도형’ 정책 추진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위상은 4년 전 스스로를 ‘변방의 벼룩’ ‘변방의 장수’로 칭했던 시절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십 명의 의원들이 지지를 선언했고, 친문 주류 측의 경선 연기론도 돌파했다. 1300여 만 경기도의 현직 행정수장이기도 하다. 이젠 ‘흙수저 비주류’ 출신으로 기득권에 대한 저항 이미지를 내세우기 보다는 국가 최고지도자로서의 안정감과 균형감을 보여주어야 하는 이유다. 경기지사 직을 끝까지 유지한 채 경선을 완주할 건지, 그 정당성은 무엇인지도 밝힐 필요가 있다.

 그는 경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한 평가를 자제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친문 세력을 의식해 일단 ‘경선의 강’을 건너고 보자는 심산일 수 있다. 대신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문재인 정부와의 완전한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경선 기간부터 솔직하게 조국 사태나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게 정도일 것이다.

 과거 형수에 대한 욕설이 담긴 녹취파일 논란은 그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는 어제 “폭언한 것은 사실인데, 참기 어려웠다”고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국가 최고지도자의 감정 통제는 중요한 덕목이란 관점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내는 동안 그가 전국적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던 데는 특유의 ‘사이다 화법’과 추진력 등이 도움이 됐다. 그러나 경기지사 행정과 국가 운영은 차원이 다르다. 기본소득 이슈 등 국무총리 등을 지낸 당내 다른 주자들로부터도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는 정책을 구제적인 재원 마련 방안 등을 제시하지 않은 채 끝까지 고집하면 합리적인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 여권 내에서도 이 지사의 가장 큰 적은 그 자신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포퓰리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게 관건이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