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 내 인종차별 등 뒷이야기를 폭로한 해리 왕손(37)과 메건 마클 왕손빈(40) 부부의 미국 CBS 인터뷰로 왕실에 떨어진 ‘폭탄’을 수습하기 위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사진)이 먼저 손자 부부에게 손을 내밀었다.
왕실을 이끌고 있는 여왕은 이 사태에 대해 며칠 안으로 미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해리 왕손 부부와 갈등을 풀기 위한 통화를 할 계획이라고 10일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여왕은 왕손 부부와의 통화에서 사적으로 ‘화해의 말(olive branch)’을 전할 예정이다.
여왕은 버킹엄궁 직원들에게 이 사태에 대해 공적으로 발언하지 말라는 긴급 함구령을 내렸다. 버킹엄궁은 9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신해 발표한 성명에서 “온 가족은 지난 몇 년이 해리와 메건에게 얼마나 어려운 시간이었는지 알게 돼 슬퍼하고 있다”면서 “일부 회상은 다를 수 있지만 모두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가족들에 의해 사적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왕은 해리 왕손 부부의 인터뷰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영국 왕실 전문가 케이티 니콜은 배니티페어에 “여왕은 충격적인 폭로로 인해 왕실의 명성이 잠재적으로 손상을 입을 것을 염려했다”고 밝혔다.
해리 왕손의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와 형 윌리엄 왕세손 또한 인터뷰 내용을 듣고 불편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리 왕손의 아들인 아치의 피부색을 염려한 왕족으로 지목된 찰스 왕세자는 이 사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CBS 인터뷰를 보지 않았고 앞으로도 보지 않을 계획이라고 왕실 관계자가 배니티페어에 밝혔다. 그는 해리 왕손 부부의 인터뷰 결정을 듣고 “할 말을 잃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