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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대통령 서거...박대통령 "깊은 애고"...첫 국가장

김영삼 전대통령 서거...박대통령 "깊은 애고"...첫 국가장

Posted November. 23, 201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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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민주화의 획을 긋고 제14대 대통령을 지낸 김영삼 전 대통령이 22일 서거했다. 향년 88세. 그의 서거로 양김() 시대도 공식적으로 종언을 고했다.

30여 년 동안 야권의 지도자로서 독재의 서슬에 맞섰던 거목도 세월과 병마는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19일 고열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김 전 대통령은 패혈증과 급성 심부전증이 겹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22일 0시 22분 숨졌다. 서거 당시 병실에서는 차남 현철 씨를 비롯한 가족들이 임종을 지켰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한 뒤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관련법과 유족들의 뜻을 살펴 예우를 갖춰 장례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3일 귀국 후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김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정부 대표 분향소는 국회의사당에 마련되며, 영결식은 26일 오후 2시 같은 곳에서 거행된다. 안장식은 영결식 종료 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엄수된다. 이날 빈소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황교안 국무총리, 이명박 전 대통령, 김수한 전 국회의장 등이 조문했다.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 김덕룡 전 정무1장관 등 옛 상도동계 인사들과 일반 시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1927년 경남 거제에서 출생한 김 전 대통령은 1954년 만 26세 최연소로 국회에 첫발을 내디딘 뒤 역대 최다선인 9선 의원을 지냈다. 김 전 대통령은 2009년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군사독재를 종식시켰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군부에 맞서다가 두 차례 가택연금을 당했고 23일 동안 목숨을 건 단식을 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2년 12월 대선에서 승리해 문민()시대를 열었다. 대통령 재임 당시 군 사조직인 하나회 척결을 비롯해 금융실명제 실시,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518특별법 제정을 비롯한 역사 바로 세우기 등 개혁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퇴임 직전인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았고, 국정 개입 논란을 빚은 현철 씨가 구속되는 등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