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ctober. 28, 2015 09:14,
한일 정상회담이 다음주로 다가왔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놓고 양국의 외교적 신경전이 노출되고 있다. 청와대는 그제 정상회담을 11월2일 개최하자고 일본에 제안했다고 밝혔으나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그런 (제안)보도를 모른다며 딴전을 부렸다. 청와대가 양국 동시 발표의 관례를 깨고 정상회담 일정을 먼저 밝힌 것도, 일본 정부가 한일 언론의 정상회담 관련 보도를 묵살한 것도 정상이 아니다.
3년여 만에 개최되는 한중일 정상회담과 맞물려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은 그동안 냉랭했던 한일관계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가 있다. 한국은 이 자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성의 있는 미래지향적 태도를 표명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그제 우리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혀 한국 정부도 난처해진 모양새다. 이 때문에 일본이 뒤늦게 정상회담 전후로 오찬이나 만찬을 요구했으나 청와대가 확답을 하지 않는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
위안부 문제 말고도 양국이 논의해야 할 현안이 쌓여 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해 자위대가 북한 지역에 우리 정부의 동의 없이 진입할 수 있다는 일본의 주장은 정상 차원의 석명()이 필요하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은 6자회담 참여국으로서 한미의 북핵 해결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미 국무부 대변인도 한일 정상회담을 통한 한미일 3각 공조 회복을 촉구했다. 무엇보다 양국 국민이 한일의 화해를 원하고 있다. 그제 도쿄에서 열린 한일 재계회의에서 양국 경제인들은 경제협력을 위해 정치 및 외교 면에서 안정적인 관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일 양국은 열린 마음으로 모처럼 마련된 대화기회를 살려갈 필요가 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에서 진전된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3년 6개월만의 정상회담이 한일화해에 과연 도움이 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한국은 주최국으로서 아베 총리가 리커창 중국 총리에 비해 홀대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예우할 필요가 있다. 오찬이나 만찬을 함께 들며 두 정상이 환담을 나누는 모습만으로도 양국의 냉랭한 분위기가 개선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환대했는데도 아베 총리가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책임은 그에게 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