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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기밀 누출 심해 관련국들 첩보공유 꺼려

국정원 기밀 누출 심해 관련국들 첩보공유 꺼려

Posted August. 06, 2014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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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분쟁 방지 및 안보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비영리국제기구 국제위기그룹(ICG)이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한국 정보기관의 기밀 누출 및 정치 개입 등을 고질적 병폐(pathology)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보기관의 국제적 정보 공유에 차질을 빚을 우려도 제기됐다.

한반도 안보 전문가이자 ICG 서울지국장인 대니얼 핑크스톤 박사는 1년간 한국 및 관련국 전현직 정부 및 군 정보관계자, 민간 전문가를 인터뷰해 작성한 한국 정보기관 내 병리의 위험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약 50쪽 분량의 보고서는 한국 정보기관의 병폐를 정보 실패 정보의 정치화 정보기관의 국내 정치 개입 등 크게 세 가지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말 정치적 수세에 몰린 국정원이 국면 전환을 위해 북한 내 장성택과 관련한 이상 동향을 노출시켜 이 정보를 제공한 휴민트(HUMINT인적 첩보자산)를 상실했을 가능성을 구체적 사례로 제기했다. 또 2012년 대선 개입 댓글 논란에 국정원과 함께 휘말린 군사이버사령부를 겨냥해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기밀 계획을 공개해 국가안보에 해를 입혔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또 원세훈 국정원장은 조직 장악력이 전혀 없었던 비전문가였다고 평가하고 구체적인 실체가 없는 북한 붕괴 임박론을 무책임하게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핑크스톤 박사는 4일 이 같은 정보기관의 병폐 때문에 한국과는 대북 관련 최고급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관련국 정보 관계자들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ICG는 브뤼셀에 본부가 있으며 전 세계 30여 곳에 지사를 두고 있는 비정부국제기구이다. 미슐린 칼미레이 전 스위스 대통령, 토머스 피커링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 국제금융시장을 주무르는 재력가인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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