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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비와도 새는 난다"...비대위장 선출

Posted August. 05, 2014 05:43,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4일 730 재보궐선거 패배 후 당 수습을 책임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구성 및 비대위원장 인선 문제를 논의한 끝에 만장일치로 박 원내대표를 추대했다.

비대위 체제는 내년 1월 말에서 3월 사이에 열리는 전당대회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비대위원장이 57개월간 사실상 당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인사말에서 촛불 밝히고 혼자 앉아서 나랏일 생각에 이르니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흘렀다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심정과 하느님이 고통 속에서 보여주신 자비와 인내를 믿는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이 떠오른다며 (이는) 모두 우리가 이겨내야 할 시련의 시간과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트위터에는 비가 와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길을 오른다라는 시 구절을 올렸다. 당을 추스르는 데 실패할 경우 거센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어 독배로 비유되는 비대위원장 자리를 수락하면서 당 안팎의 비난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2012년 대선 패배 후 민주통합당(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의 대선평가위원장을 지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사진)는 이날 박 원내대표와 같은 분이 비대위를 끌고 가서는 전망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명예교수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과거를 청산하려면 2012년 총선 이후 선거 책임에 직접 관련돼 있는 사람들이 비대위에서 배제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대선평가위원장을 하면서 당시 박 의원과 30분간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며 (박 의원은) 책임 문제에 대해 책임질 것이 없다, 최선을 다했다며 아주 완강한 입장을 보였다. 저에겐 무슨 정복군처럼 행동하냐는 공격을 30분 동안 퍼댔다고 주장했다.배혜림 기자 be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