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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남북-중-러 경제공동체 구상북이 걸림돌

박대통령, 남북-중-러 경제공동체 구상북이 걸림돌

Posted October. 19, 201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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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금강산관광 협의 무산과 이산가족 상봉행사 연기를 기점으로 남북관계에 긴장 국면이 조성되는 가운데 북한이 18일 해외 합작을 통한 개성 첨단기술개발구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북한은 최근 신의주 남포 해주 등 6개 경제특구와 백두산 원산 칠보산 등 3개 관광특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개성에 특구 건설계획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최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등 각종 기관을 동원해 박근혜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하는 대남 비난 공세를 강화하면서 한국의 협조는 필요없다는 일련의 행보를 보여 왔다. 10월 말 개성공단 국제화를 위한 남북 합동 해외 투자설명회가 열릴 계획이었지만 북한은 15일 현 시기에 부적절하다며 이를 무산시킨 뒤 다음 날 평양에서 캐나다 말레이시아 경제전문가를 초청해 독자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16일에는 외국 기업과 단체의 특수경제지대 진출을 돕기 위한 조선경제개발협회도 조직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북한이 몽니를 부린 것은 중국 베이징()에서 예정됐던 남북중 3국 경협 회의가 무산된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북한은 14, 15일 이 회의에 참석해 동북아지구 경제성장에 관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한국 정부에서 남측 경제단체의 참석을 불허하는 바람에 행사 자체가 무산됐다.

김규철 남북경제협력연구소장은 북한이 현대아산에 부여했던 금강산관광 독점권을 철회한 것처럼 개성공단에 대한 남북 합의도 1단계로 종료됐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은 개성공단을 3단계까지 총 6612만 m(2000만 평)를 개발하기로 합의했지만 1단계 330만 m(100만 평)만 개발한 뒤 2단계 사업은 2007년 측량만 마치고 착공조차 못했다.

하지만 북한의 의도처럼 개성에 첨단 외국 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현재 개성공단 기업에도 3통(통행, 통관, 통신)을 완전 허용하지 않고 있다. 9월 말 한 독일 기업은 합작투자를 위해 개성공단을 실사까지 마쳤지만 인터넷 사용조차 어려운 상황에서는 진출하기는 어렵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또 첨단산업에 사용되는 장비 물품은 전략물자로 전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품목이 대부분이어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에 반입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다. 입주 기업 관계자는 개성공단이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한국 정부에서 도로 전기 수도 등 인프라를 특혜에 가깝게 지원했다며 북한이 외국 기업에 똑같은 혜택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섬유산업도 제대로 못하는 북한이 첨단산업을 할 여력이 있는지, 북한의 진의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