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수준의 내 집 마련은 고려할 만
현재 포트폴리오대로라면 김 부장이 원하는 대로 매월 400만 원의 생활비를 쓸 경우 83세면 빈털터리가 될 수 있다. 자문위원들은 금융자산이 많아도 50대 중반에 은퇴하는 만큼 노후준비 자금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주택을 구입할지가 관건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주택 구입이 필수는 아니다. 하지만 김 씨는 여유자금이 꽤 있으므로 현 거주지와 멀지 않은 곳에 집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게 자문위원들의 견해다.
이창성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생애설계센터장은 주택을 갖게 되면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고 은퇴 후 한곳에 정착해 지역사회에 참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집은 향후 주택연금(역모기지론)을 통해 현금 흐름에 기여할 수 있다. 또 급매물로 사들이면 가격이 올라 자본이익도 기대할 여지가 있다.
단, 은퇴 후 필요한 현금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아파트를 골라야 한다. 주택 구입자금이 전세금에 비해 턱없이 높으면 부동산에 돈이 묶이게 돼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김 부장의 경우 전세계약이 끝나는 내년 상반기까지 시간을 넉넉히 갖고 급매물 위주로 매물을 알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시세보다 싼 가격에 나오는 경매물건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분당은 2006년 말 이후 주택가격이 3040% 떨어진 만큼 전세금(4억5000만 원)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5억 원대(85m 아파트)로 구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른 은퇴 고려땐 투자수익률 높여야
김 부장이 54세에 은퇴한 뒤 향후 30년 가까운 노후생활을 여유롭게 즐기려면 기존 자산들을 꾸준히 불려나가야만 한다.
김 부장은 대부분의 금융자산을 국공채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보통예금 등에 넣어두고 있다. 이들 금융상품은 안정성은 높은 대신 기대수익률이 34%에 그쳐 원하는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따라서 기대수익률이 높은 상품 등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등 투자 수단을 다양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이경민 대우증권 갤러리아 GM(그랜드마스터) PB는 월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이나 브라질국채의 경우 안정성과 동시에 79%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매달 월급처럼 들어오는 현금 흐름을 늘리기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현재 김 부장의 예상 연금 수령액이 월 118만 원으로 희망 소비액(400만 원)과는 차이가 크다.
이 PB는 은퇴 후 재취업을 하지 않는다면 즉시연금과 저축보험 등에 가입해 고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드는 동시에 비과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문위원들은 자녀에 대한 결혼과 학비 지원, 생활수준 등에 대해 가족과 함께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녀 3명을 둔 김 부장이 결혼과 대학등록금 등 자녀 지원금으로 1명 당 1억 원씩 쓴다고 가정할 경우 은퇴 준비지수는 지금보다 10%포인트 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김현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연구위원은 은퇴 후 월 400만 원의 생활비는 다소 높은 편이라면서 눈높이를 낮추고 자녀의 결혼비용 부담도 줄인다면 노후 걱정을 크게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