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성기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박경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고려대 교수)이 이번에는 귀스타브 쿠르베가 여성 성기를 적나라하게 그린 작품 세상의 근원을 올리고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고 있다. 남성 성기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루치안 프로이트의 그림도 있기는 하다. 박 위원이 비판받는 것은 방통심의위원 9명 중 박 위원을 제외한 8명이 음란물 판정을 내리고 삭제 조치를 취한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행동 때문이다. 그는 표현의 자유의 문제인 것처럼 교묘히 논점을 흐리고 있다.
영어 단어 레드 헤링(red herring)에는 훈제 청어란 뜻 외에 사람의 주의를 딴 데로 돌리는 것이란 의미가 있다. 훈제 청어는 냄새가 독하다. 사냥감을 쫓던 개가 그 냄새를 맡으면 혼란을 일으켜 사냥감을 놓치기가 쉬워 도망자들이 갖고 달아나기 좋아하는 생선이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레드 헤링은 논리학에서 엉뚱한 데로 사람의 관심을 돌려 논점을 흐리는 것을 지칭한다.
레드 헤링에는 다양한 수법이 있는데 인신공격이 그중 하나다. 가령 기독교 교리가 논점인데 갑자기 목사의 비윤리적 행동을 거론하며 기독교 교리를 부정하는 경우다. 박 위원은 병역 기피를 위해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고 스스로 밝힌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민주당이 방통심의위에 임명한 것에 대해 말이 많다. 그렇다고 성기 사진 논란을 놓고 그의 이런 경력을 꺼내 비판한다면 그건 인신공격성 레드 헤링이다. 하지만 미국 국적자가 한국의 민감한 이슈에 대해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할 권리가 있는지는 별론()에 속한다.
허수아비(straw man)의 오류란 게 있다. 논점보다 훨씬 큰 주제를 들고 나오는 것이다. 맥주에 대한 법을 자유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중독성 물질에 대한 무제한적 접근을 허용하는 사회는 망한다고 반박하는 식이다. 포괄적인 중독성 물질을 맥주의 허수아비로 등장시키는 것이다. 박 교수의 문제는 위원회에서 반대했던 사안이라도 다수 결정이 내려지면 승복해야 한다는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훨씬 광범위한 문제다. 분야가 예술이냐 아니냐에 따라 각기 다른 논의가 가능하다. 레드 헤링은 선동에 주로 이용되는 수법이다.
송 평 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