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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성적표 놀랍다

Posted October. 20, 20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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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태블릿은 DOA

이날 콘퍼런스콜에는 평소 실적발표에는 나오지 않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참여해 화제였다. 그는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작정한 듯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만들어진 태블릿PC에 대해 독설을 쏟아냈다. 심지어 안드로이드 태블릿PC는 DOA가 될 것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DOA(Dead on Arrival)란 환자가 응급실에 사망한 상태로 도착할 때 쓰는 표현인데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시장에 나오면 바로 실패하리란 뜻이었다.

그는 또 대부분의 태블릿PC가 7인치 화면을 선택하고 있는데 이는 아이패드의 10인치 화면을 반으로 자른 크기라 좋은 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애플의 아이패드를 제외하면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을 비롯해 대부분의 태블릿PC가 7인치 화면을 사용한다.

하지만 잡스 CEO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이날 발표된 아이패드의 실적은 실망스러웠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재프레이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은 애플이 3분기에 약 470만 대의 아이패드를 팔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 애플이 실제로 판 아이패드는 419만 대에 그쳤다. 잡스 CEO는 9월에야 생산이 늘어 수급 균형을 맞췄다며 우리는 지금 앞으로 뛰어 나가려는 호랑이(아이패드)의 꼬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유통망이 늘어나면 앞으로 판매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애플은 이날 한국 방송통신위원회에 3세대(3G) 이동통신 기능이 들어간 아이패드 모델에 대한 전파인증을 신청했다. 이는 판매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진행하는 법적 절차여서 다음 달이면 국내에서도 아이패드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폐쇄가 아니라 통합

아이패드 판매 부진에도 애플의 실적을 떠받친 건 특정 부위를 손으로 잡으면 통화가 끊어진다며 데스그립이란 논란까지 빚었던 아이폰4였다. 아이폰4의 3분기 판매량은 1410만 대로 시장 전망보다 300만 대 이상 많았다. 국내에서도 아이폰4는 예약 주문을 통해서만 살 수 있다. 게다가 지난달 발표회에서 잡스 CEO 스스로 취미라고 얘기했던 애플TV마저 발매 첫 18일 동안 25만 대가 팔려 나가며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이날 잡스 CEO는 애플의 사업모델이 폐쇄적이라 앞으로 성장이 힘들 거란 우려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구글이 개방 대 폐쇄라는 연막을 치고 있지만 중요한 건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라며 제조업체, 통신사, 콘텐츠업체가 조각조각 제멋대로 만든 안드로이드와 애플이 통합적으로 만든 아이폰 사이의 경쟁은 분열 대 통합의 경쟁이라고 주장했다.



김상훈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