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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카르자이 거짓말 같은 화해 악수

Posted May. 14, 201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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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인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12일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전 1시간 동안 회담한 뒤 오찬을 하기 전에 이스트룸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장에 선 두 대통령은 지난 3개월간의 반목과 앙금을 씻어내는 화해의 악수를 했다.

3월 아프가니스탄을 전격 방문했을 때 카르자이 대통령의 면전에서 아프간 정부의 부패와 카르자이 행정부의 무능을 정면으로 질타했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서방세계의 압력에 굴복하느니 차라리 탈레반 반정부 저항세력에 가입하겠다는 폭탄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카르자이 대통령도 거듭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미국에 대해 생큐를 연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갈등설에 대해 한마디로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 국민과 아프간 국민 사이의 우정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하면서 나와 카르자이 대통령은 테러전쟁을 수행하는 파트너로서, 아프간 안정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 과거 어느 때보다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카르자이 대통령도 나와 아프간 국민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에 엄청난 자원을 지원하고 있는 데 감사하고 있으며 우리는 반드시 성공으로 화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신에게 쏠리는 부패의혹을 의식한 듯 미국의 고귀한 지원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프간 재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또 전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아프간전에 참전했다가 부상한 미군 장병들을 위문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느꼈다며 머리를 숙였다.

두 대통령의 극적인 화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거짓말 같은 화해와 상호 존중의 드라마를 연출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의 우호적 몸짓은 9년째로 접어든 아프간 전쟁의 출구전략을 찾고자 하는 미국으로서는 고육책에 가까운 것이라고 했다.

두 달 전 남부 헬만드 주에서 탈레반에 대한 대공세를 펼쳤던 미국과 연합군은 탈레반의 고향으로 불리는 칸다하르에서 대공세를 준비 중이다. 미국은 올여름까지 3만 명 증파를 마무리하고 탈레반과의 최후의 전쟁을 준비 중이다. 9년의 전쟁에도 여전히 탈레반 세력의 본거지인 칸다하르에서의 군사작전의 성공은 내년 7월로 예정된 미군의 철군시작 여부를 정할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태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