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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1점 끝내 울어버린 신지애

Posted November. 25, 200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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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의 휴스터니안GC(파72)에서 끝난 투어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 1타를 까먹은 신지애는 공동 8위(6언더파 210타)에 머물며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 3점을 보태는 데 그쳤다. 반면 로레나 오초아(28멕시코)는 이날만 5타를 줄이며 11언더파 205로 단독 2위를 차지해 12점을 추가했다.

이로써 신지애는 올해의 선수 최종 포인트에서 이번 대회 직전까지 8점이 뒤졌던 오초아에게 159-160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31년 만에 올해의 선수와 신인상, 상금왕을 석권하려던 야망은 깨졌다. 퍼트 수가 35개까지 치솟으면서 7차례의 버디 기회를 못 살린 게 패인이었다. 처음으로 경기 후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까지 거절할 만큼 실망은 컸다.

비록 대기록에 마침표를 찍지는 못했어도 신지애의 올 시즌 활약은 눈부셨다. 독주 끝에 평생 한 번뿐인 신인상을 차지했다. 최연소이자 한국인 선수 최초로 상금왕에 올랐다. 시즌 3승으로 오초아와 다승 공동 1위를 지켰다.

그래서인지 저녁식사를 마친 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신지애의 목소리는 다시 평소처럼 밝기만 했다. 대회 때 식이요법 탓에 못 먹은 고기를 오늘 실컷 먹었어요. 잘 먹어야 힘을 내죠. 잘한 건 오래 기억해도 못한 건 바로 까먹는 스타일이예요, 호호.

신지애는 시즌 개막전인 2월 SBS오픈에서도 퍼트 난조에 허덕이며 예선 탈락했다. 당시 그는 3년 동안 너무 잘돼 자만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패를 쓴 약으로 받아들인 그는 낯선 코스와 비거리의 한계를 극복하며 승승장구했다. 올 시즌 그의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46.8야드로 98위였다. 국내 코스와 달리 깊고 질긴 러프를 피하려고 철저하게 페어웨이를 지키는 전략을 쓰다 보니 거리가 더 줄었다. 시즌 후반 들어서는 체력 저하에 허덕였다. 대신 긴 파4홀 공략을 위한 우드 샷의 정확성이 높아진 게 소득이었다. 데뷔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신지애는 벌써부터 내년을 대비하고 있다. 새해 1월 4월 호주 골드코스트로 떠나 비거리 향상을 위해 근력 강화 위주의 강도 높은 훈련에 나선다.

한편 다음 주 결혼하는 오초아는 4년 연속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며 베어트로피(최저 타수 1위)도 차지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