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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15년만에 투쟁서 실용으로

Posted September. 26, 200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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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 새 지부장으로 투쟁보다는 조합원 권익을 우선하는 중도 실리 노선의 이경훈 후보(49)가 뽑혔다. 현대차 노조위원장에 중도 실리 성향 후보가 당선된 것은 1994년 이영복 위원장 이후 15년 만으로 향후 노동계의 판도 변화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조는 1차 선거(15일)에서 1, 2위를 차지한 이 후보와 강성 노선인 권오일 후보(43)가 치른 2차 결선투표에서 이 후보가 당선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총조합원 4만4869명 가운데 4만288명(투표율 89.8%)이 참가해 실시한 이번 결선투표에서 이 후보는 2만1177표(득표율 52.56%)를 얻어 1만8929표(46.98%)를 얻은 권 후보를 2248표(5.58%포인트) 차로 제쳤다. 이 당선자는 다음 달부터 임기 2년의 제3대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을 맡게 된다.

이 당선자는 중도 실리 노선을 추구하는 현장 노동조직인 전진하는 현장노동자회(전현노) 소속이다. 그는 1997년 7대 노조위원장 선거에 처음 출마해 탈락하는 등 내리 여섯 번 낙선 끝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 그는 금속노조를 바꾸지 못하면 현대차 노조도 무너진다며 선거운동 초반부터 반()금속노조 분위기를 주도하는 등 강성 후보 측과 차별화된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투쟁지향적인 노동운동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던 조합원의 표를 결집했기 때문이다. 이 당선자는 파업은 전술이지 결코 투쟁의 목표가 될 수 없다며 취임하면 교섭체결권 등 상급단체인 금속노조가 갖고 있는 노동3권을 되찾아오는 등 금속노조 문제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겠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중도 실리 노선 후보가 현대차 지부장에 당선된 만큼 투쟁지향적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재락 이성호 raks@donga.com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