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이 2004년 가동된 이래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과 여성 근로자와의 교제 등 이른바 정치적 사건으로 북한 당국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한국인 근로자가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 씨(44) 외에 4명 더 있었던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현대아산 등에 따르면 H 씨는 북한 여성 근로자를 사귀었다는 이유로 지난해 2월 억류돼 1주일 동안 조사를 받고 추방됐다. 또 다른 H 씨는 2006년 11월 공단 내에 담배꽁초를 버렸다가 지적을 받자 장군님이 시키면 줍겠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억류돼 5일 만에 추방됐다. D 씨는 2006년 3월 김정일도 잘못이 있다면 비판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는 혐의로, J 씨는 2005년 10월 북한 여성 근로자에게 야, 똥강아지야라고 부르며 놀렸다는 이유로 억류돼 조사를 받고 각각 1주일 만에 추방됐다.
북한은 유 씨 사건과 마찬가지로 억류 근로자들을 조사하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사죄문을 강제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측 인사의 면회나 입회를 불허하는 등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하지 않고 이들을 추방할 때는 억류 기간의 숙박비를 요구했다. 2005년 J 씨 사건 때는 남측에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북한 근로자 전원 철수와 해당 회사 퇴출을 위협하기도 했다. 통일부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때 제출한 개성공단 내 사건사고 현황 자료에서 같은 해 2월의 H 씨 사건만 간단히 언급하고 나머지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