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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승리 양용은 가족은 나의 힘

Posted August. 20, 200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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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아들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이 3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에서 첫 승을 거둘 때 일이다. 당시 그는 TV카메라를 자주 의식하며 윙크를 하거나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는 이색 제스처로 눈길을 끌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아내를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버디를 하거나 멋진 플레이가 나와 카메라가 집중되면 멀리서 TV로 응원하고 있을 아내 박영주 씨(35)를 즐겁게 해주려는 의도였다.

양용은은 17일 끝난 PGA챔피언십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 정상에 오를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흰색 차림으로 눈길을 끌었다. 코디네이터는 다름 아닌 아내 박 씨였다. 3라운드까지 TV로 지켜보던 박 씨는 마지막 날 직접 코스로 가면서 붉은 티셔츠를 입을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맞서라며 흰색 티셔츠와 바지를 챙겼다. 그런 아내에게 양용은은 트로피를 바치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평소 양용은은 가정적인 성격으로 유명하다. 1999년 결혼 후 어려운 형편으로 지하 셋방을 전전하며 고생했기에 가족 사랑이 지극하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아내와 세 아들을 떠올렸다. 두 달 전 미국 서부 팜스프링스에서 댈러스로 이사할 때도 자녀 교육을 감안해 학교에서 5분 거리의 집을 골랐다. 베스트 스코어가 76타일 정도로 골프 실력이 뛰어난 박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남편과 늘 어떤 목표를 향해 함께 걸어가자고 마음먹었다. 이렇게 큰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아내가 해주는 된장찌개와 김치찌개를 먹어야 힘이 난다는 양용은은 힘든 날도 많았는데 아내가 늘 곁을 지켜줬다. 집을 자주 비워 혼자 세 아들을 뒷바라지하고 있어 미안했는데 좋은 선물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