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August. 07, 2009 08:19,
우리나라가 오늘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과 유사한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서명한다. 세계의 성장주도 그룹인 브릭스(BRICs) 가운데 한 나라와 맺는 협정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예정대로 내년 1월 협정이 발효되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4위, 12억 인구의 인도시장이 우리 앞에 더 가까워진다. 우리로서는 칠레 미국 등에 이어 6번째로 서명하는 준()FTA이며 유럽연합(EU)까지 감안하면 세계 주요시장의 허브마다 사실상의 FTA 거점을 확보하는 셈이다.
인도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올해 6.5%, 내년 5.4%의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역동적인 시장이다. 일본과 EU도 인도와 FTA 협상 중이고 중국은 공동연구 중이다. 그런 인도와 우리가 먼저 손잡게 된 것은 개방경제를 통해 지속적 성장을 추구하는 우리나라의 발전전략에도 부합한다. 국제사회에서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강조하는 인도와 맺는 동반자 관계를 잘 활용하면 우리의 입지를 더 넓힐 수도 있다.
한-인도 CEPA는 시장개방 수준이나 속도가 낮은 편이지만 기존의 인도 관세가 우리 관세보다 높아 함께 낮춰갈 경우 우리의 실익이 크다. 우리의 주요수출품인 자동차부품의 경우 인도의 관세가 평균 12.5%에서 8년에 걸쳐 15%로 인하된다. 전문인력의 상호 진출 길이 열려 내년부터는 인도인 컴퓨터 전문가나 경영컨설턴트 영어보조교사 자연과학자를 국내에서 더 많이 만나게 될 것이다. 양국간 제조업 투자도 자유화돼 상호이익을 꾀할 여지가 넓어진다.
무역과 투자로 먹고 사는 우리가 선진국 문턱에서 신흥국들의 추격으로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고 한탄만 할 일이 아니다. 주요국과 FTA를 먼저 맺고 활용하는 자체가 경쟁력 강화다. 우리는 칠레와의 FTA에 서명하던 2003년까지는 FTA 후진국이었으나 이제 FTA 선진국으로 나아가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부활 조짐 속에서 현재 진행 중인 11개국 6개 경제권과의 FTA 협상에도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세계 230개 FTA 중 절반이 넘는 120개가 2000년 이후 체결됐을 정도로 지금은 FTA 경쟁시대다.
FTA는 협정에 서명해도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지 못하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인도와의 CEPA는 9월 국회에 상정된다. 어렵게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야당의 표변과 막무가내 식 반대에 부닥쳐 세월만 허송하면서 국내 보완대책도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 직무유기 탓에 FTA가 낳을 산업구조 개편효과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결국 국민들한테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