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t it, beat it 잭슨의 춤 세계의 거리를 휩쓸다

25일 심장마비로 사망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50). 그는 자신의 인생의 마지막 밤까지 무대에서 콘서트 리허설을 하며 행복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7월로 예정된 런던 콘서트의 총연출을 맡으며 마지막이 되어 버린 연습을 지켜본 케니 오르테가 씨는 27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무대에 선 그로부터 환희의 빛(beaming with gladness)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에너지가 넘쳤고 너무도 행복해했다고 증언했다.

잭슨에 대한 추모 열기가 지구촌을 달구고 있다. 지역과 인종을 초월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잭슨을 음악의 우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이 26일 전했다. 바레인 국왕의 둘째 아들 셰이크 압둘라 빈 하마드 알할리파 왕자도 27일 걸프 데일리 뉴스에 실린 성명을 통해 전 세계가 음악계의 거인을 잃었다고 추모했다. 셰이크 왕자는 2005년 잭슨이 세간의 눈을 피해 1년간 바레인에서 거주할 때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인물이다. 레바논에서도 약 100명의 젊은 팬이 거리에서 촛불을 켜고 잭슨의 노래와 춤을 추는 추모제를 열었다. 필리핀 세부의 교도소 재소자들은 단체로 잭슨의 스릴러 댄스를 추는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했고 2300만 번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세계적 화제를 모았다.

잭슨을 기념하는 기념품과 음반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2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플래닛 할리우드 호텔에서 열린 마이클 잭슨 기념품 경매에서는 잭슨이 1984년 빅토리 투어 당시 입었던 옷을 비롯해 21점이 총 20만5000달러에 팔렸다. 예상 낙찰총액은 6000달러 정도였으나 33배나 폭등한 가격이다. 아마존과 반스앤드노블, 아이튠스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음반매장도 잭슨의 앨범이 베스트앨범 차트 110위를 싹쓸이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그래미 박물관과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있는 마이클 잭슨 동판 등 그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명소에는 추모객 수만 명의 발길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팝의 황제였지만 각종 스캔들에 휩싸였던 말년을 보낸 잭슨의 고독과 외로움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잭슨의 전기 작가 이언 핼퍼린 씨는 27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게재한 글에서 잭슨이 최근 측근에게 나는 목소리도, 춤을 출 능력도 잃어버렸고 죽고 싶다며 제대로 안 되고 있다. 런던 공연 전에 내가 죽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잭슨의 첫 번째 부인이자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외동딸이었던 리사 마리 프레슬리는 26일 잭슨은 약물과다 복용으로 죽은 아버지와 같은 최후를 맞게 될까 봐 두려워했다고 회고했다.

전승훈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