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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펀드가 맵더라

Posted June. 26, 200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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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원 이상 국민펀드 중엔 코스피 상승률에 못 미치는 것도

상반기 수익률 10위 안에 든 펀드는 모두 설정액이 600억 원에도 못 미치는 몸집이 작은 펀드들이다. 작은 펀드 중에서도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업종 등 연초 이후 급등한 섹터에 집중 투자한 펀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투자 비중이 높은 펀드가 좋은 성적을 냈다.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수익률 1위는 마이애셋자산운용의 마이트리플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_C/A가 차지했다. 이 펀드는 올해 상반기 89.28% 수익을 내며 다른 펀드의 수익률을 10%포인트 넘게 따돌렸다. 올 연초까지만 해도 설정액이 10억 원 남짓한 군소 펀드였지만 중소형주와 연초 이후 고수익을 낸 공모주에 투자해 괄목할 만한 수익을 내면서 설정액이 100억 원대로 늘었다. 펀드의 운용을 담당한 한상수 주식운용본부장은 개별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을 고려하기보다 LG화학, 송원산업 등 선별한 종목에 자산의 510%를 적극적으로 투자해 고수익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설정액 1조 원 이상의 대형 국민펀드들은 코스피 상승률에 그치거나 이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 체면을 구겼다. 미래에셋3억만들기좋은기업주식K-1의 이 기간 수익률이 13.21%에 그치는 등 1조 원 이상 펀드 17개 가운데 9개 펀드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4.42%)에도 못 미쳤다. 동양종금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4월까지는 중소형 테마주 중심의 장세가 펼쳐지면서 우량주를 주로 편입한 대형펀드들이 부진했다며 5월 이후 조정장에서는 대형펀드가 오히려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단기 수익률만 보고 중소형주 펀드로 갈아타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러 등 브릭스 펀드 화려한 부활

지난해 말부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증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브릭스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위 10개 가운데 9개가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 브릭스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이들 신흥국 증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증시와 달리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하락폭을 금세 만회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증권자투자신탁과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은 각각 82%, 72%가 넘는 수익률로 1,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일본과 유럽에 투자하는 펀드는 같은 기간 평균 0.34%, 0.72%의 수익을 내 본전에 그쳤다.

브릭스 국가 중에서도 지난해 포트폴리오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인도 펀드와 러시아 펀드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인도 증시는 5월 총선 직후 하루 17% 가까이 폭등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지난해 뭄바이 테러사건 이후 투자 비중을 축소하라던 펀드 전문가들의 부정적 전망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러시아 증시도 국제 유가 반등과 함께 연일 상승세를 보였다. 러시아 RTS지수가 400 선까지 폭락했던 올해 초까지 러시아 펀드에서 투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지만 1,100 선을 회복하면서 매주 수백억 원의 신규 투자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최근 이들 브릭스 국가 펀드로 투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2007년 신흥증시로 투자금이 몰렸던 쏠림 현상이 재현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펀드리서치팀장은 최근 급등한 브릭스 국가로만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은 우려할 만하다며 하반기 경기에 따라 이들 증시가 언제든 다시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신규 투자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