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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타추신수,이치로안부럽다

Posted May. 26, 2009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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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미숙한 수비 때문에 이치로가 우익수에서 중견수로 포지션을 바꿀지 모른다.

2006년 7월 초반 일본 언론은 시애틀에서 스즈키 이치로(36)와 함께 뛰던 추신수(27)가 중견수로 출전했지만 잇달아 수비에서 약점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구단에서 경험이 많은 이치로에게 중견수를 맡기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예상은 맞았다. 하지만 이치로는 감독의 제안을 거절했다.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한 추신수는 그때까지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14경기에 나가 29타수 2안타(0.069)에 그쳤다. 2001년 미국에 진출하자마자 아메리칸리그 타격왕, 최우수선수, 신인왕을 휩쓴 타격 천재 이치로가 버티고 있는 한 시애틀에서 같은 포지션의 추신수가 설 자리는 없었다. 그달 말 시애틀은 트레이드를 통해 추신수를 클리블랜드로 보냈다.

이적 직후 추신수는 45경기에 나가 0.295의 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07년에는 고작 6경기에 출전했다. 추신수의 방망이는 부상을 털어낸 지난해 6월부터 불을 뿜었다. 94경기에서 타율 0.309에 68득점, 66타점, 14홈런.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추신수는 25일 신시내티 방문경기에서 4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를 때렸다. 시즌 15번째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한 추신수의 타율은 0.306이 됐다. 추신수는 이날 현재 25득점, 26타점, 6도루, 5홈런의 성적을 올렸다(표 참조). 16득점, 13타점, 6도루, 4홈런의 이치로(0.319)에 비해 타율에서만 뒤질 뿐이다.

추신수는 부산고 재학 시절부터 파이브 툴 플레이어(five tool player)로 유명했다. 정확한 타격, 장타력, 빠른 발, 좋은 수비, 강한 어깨를 모두 갖췄다. 추신수는 강타자의 지표인 OPS(출루율+장타율)에서도 이치로를 앞선다. 30개의 볼넷을 얻어 이 부문 메이저리그 공동 7위에 오를 정도로 선구안도 좋다. 이치로는 시즌 초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후유증을 호소하며 초반 8경기에 결장했지만 곧바로 3할 타율에 복귀하며 9년 연속 200안타에 도전하고 있다.

이제야 풀타임 빅리거가 된 추신수를 이치로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올 시즌 이치로의 연봉(1800만 달러)은 추신수(42만300달러)의 40배가 넘는다. 하지만 한때 이치로에게 밀려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했던 때를 생각하면 추신수의 요즘 활약은 눈부시기만 하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