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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마바 교육개혁과 한국교육의 답답한 현실

[사설] 오마바 교육개혁과 한국교육의 답답한 현실

Posted May. 13, 2009 08:10,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앞으로 5년 간 성적이 부진한 학교 5000개를 폐쇄하고 교장과 교사들을 바꿔 완전히 다른 학교로 개조하는 교육개혁을 추진한다. 1년에 1000개 학교씩이면 미 전역의 학교 중 학업성취도가 최하위인 1%를 매년 퇴출시키고 새롭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안 덩컨 교육부장관은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일생에 단 한번 뿐이라는 말로 교육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학생시절 개개인의 잠재적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주는 교육을 받지 못하면 그 피해가 일생 동안 사회경제적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양질의 교육을 위한 오바마 교육개혁의 핵심은 경쟁과 책무성이다. 덩컨 장관은 개혁대상이 오랫동안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나쁜 학교임을 분명히 했다. 학교와 교장, 교사들을 경쟁시킴으로써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도록 하고, 엄격한 평가를 통해 성과가 나쁘면 전원해고도 불사한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후원세력인 교원노조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시스템과 수업일수 및 수업시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당장의 지지층에 영합해 정권을 부지하는 것보다는 국민과 국가의 미래경쟁력이 더 중요한 까닭이다.

취임 넉 달도 안돼 과감하고도 구체적 교육개혁 전략을 밝힌 오바마 행정부를 보며 한국의 교육 현실을 떠올리면 답답해진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9일 학교장의 교원 초빙권 확대, 교과별 시습시수 자율편성 확대 등을 골자로 한 학교자율화 추진방안을 확정 발표한다. 그러나 우수교사를 초빙해 오려면 무능한 교사를 내보낼 수도 있어야 하는데 현재 교장에게는 인사권이 없어 교장들이 밤잠을 못 이룬다고 한다. 사교육비 절감을 앞세워 방과후 학교와 밤 10시 이후 학원금지를 몰아붙일 태세지만 교육부와 미래기획위가 엇박자만 드러내고 공교육 강화방안은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학생들의 성적을 향상시키는 좋은 교사들은 봉급을 더 받을 것이고, 계속 실적이 나쁜 교사들은 계속 가르치겠다는 변명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교사의 퇴출을 언급했다. 그런데 우리는 부적격 교사의 퇴출은커녕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완강한 반대로 교원평가, 성과급제도 자리 잡지 못했다. 학생평가도 매번 전교조가 발목을 잡는다. 학생들의 학력을 정확하게 평가해야 교사들이 제대로 가르쳤는지를 알수 있을 것 아닌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뚜렷한 철학도, 자신감도 없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미래 세대가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