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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을 민심은 내년 지방선거 풍향계

Posted May. 02, 200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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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각 당의 계산이 복잡한 듯하다. 429 재보선 결과는 민심 향배의 가늠자란 의미 외에도 여야 내부의 역학관계, 향후 정국 향배에 적잖은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평을, 여야 지도부 운명 갈라

인천 부평을은 이번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다. 이명박 정부 출범 1년 만의 첫 수도권 선거라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또 부평을 선거 결과는 내년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그만큼 부평을 선거에서 지는 쪽은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여야도 매일 지도부가 부평을로 출퇴근하며 부평을 승부에 다걸기(올인)하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여당 프리미엄을 활용해 부평을 최대 현안인 GM대우 회생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에 맞서 민주당 지도부는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폈다.

부평을의 승패는 여야 지도부의 운명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에선 벌써부터 부평을에서 지면 지도부가 사퇴해야 한다는 책임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박희태 대표는 한때 부평을 출마 권유가 있었지만 경제 살리기에 전념하겠다며 불출마로 가닥을 잡기도 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훨씬 다급한 상황이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공천에서 배제시키며 내세운 명분이 부평을 승리였다는 점에서 부평을 승리는 책임론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선거 기간에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부평을 방문했다.

경북 경주와 전북 전주 완산갑은 당내 역학구도와 밀접

경주와 전주 완산갑은 여야의 당내 역학구도에 대한 자체 평가로 볼 수 있다. 경주는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의 대리전이고, 완산갑은 정동영 대 민주당의 대결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에서 친이계이자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가 질 경우 이 의원의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반면 선거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박근혜 전 대표의 주가는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경주 선거 결과는 여권 내 권력지형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완산갑에서는 정 전 장관과 무소속 연대란 한 배를 탄 신건 후보가 동반 승리할 경우 정 전 장관이 힘을 받으면서 정 전 장관과 궤를 같이 하는 민주당 비주류의 입지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만약 정 전 장관이 홀로 당선할 경우 원내 재입성에는 성공하겠지만 복당의 동력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보신당 원내 진입하나

울산 북은 진보신당의 원내진입 여부를 가리는 곳이다.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에서 갈라져 나온 뒤 노회찬, 심상정 두 공동대표가 모두 원내진입에 실패해 원내 의석이 없다.

하지만 울산 북의 진보정당 후보 단일화 이후 민노당이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원내진입 여부의 변수로 지목된다. 벌써 울산에서는 민노당 조직이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말들이 많다. 단일후보로 결정된 조승수 후보가 민노당 분당 과정에서 종북주의 논쟁의 중심에 서 있었다는 점에서 조 후보를 힘껏 지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들이 나오는 것이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