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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소리 치던 북 개성공단 대화 손짓

Posted April. 23, 200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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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1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 당국 간 공식 접촉에서 남측에 밝힌 통지문 전문이 확인됐다. 북한은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에 대해 원론적 수준에서 언급했으며 개성공단 사업 유지에 대한 의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남북 간 추가 접촉 여부가 주목된다.

22일 본보가 확인한 통지문에 따르면 북한은 개성공단 특혜조치 재검토 등을 요구하기에 앞서 PSI에 대해 우리가 이미 전쟁 선포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힌 이른바 PSI는 남북관계를 험악한 지경에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곧바로 남측기업은 많은 돈을 벌고 있는데 북한 노동자들은 기껏해야 얼마 벌지 못하고 있다면서 개성공업지구 사업을 통해 얻는 것이 거의 없고 손해만 보고 있는데 이런 계약을 그대로 가져갈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또 땅값도 올리고 노동력 값도 올리겠다면서 우리는 굉장히 (진정성을 갖고) 개성공업지구 사업을 유지하려고 했는데 남측은 우리가 돈에 목을 매 (사업을) 깨지 못하고 있다고 선전을 했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그러면서 2014년부터 지출하게 될 토지사용료를 4년 앞당겨 내년부터 낼 것과 북측 근로자의 임금을 조정할 것 등 두 가지 요구사항을 내건 뒤 우리는 개성공업지구 사업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성의와 노력을 다하겠다고 끝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이같이 통보하면서도 추후 당국 간 대화를 강력히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북한은 다음 접촉 날짜를 확정해 달라. 이번 주에라도 하자고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우리 측 대표단이 22분간의 접촉을 마치고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귀환하는 동안에도 연락을 해 가능한 한 (북한 측 요구에) 답을 빨리 줬으면 좋겠다. 내일(22일) 중에라도 언제 다시 만날 것인지 답을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북한이 강온 양면책을 구사하고 있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어떻든 남북대화의 모멘텀이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의 의도에 대한 분석작업이 진행될 것이나 기본적으로 (북한이) 판을 다 깨자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에 끌려다니지는 않는다는 게 우리 정부의 일관된 원칙이라면서 다만 강경일변도가 능사가 아니기 때문에 유연하고 탄력 있게 전략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PSI 참여 시기와 관련해 구체적인 제반 상황을 종합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며 정부에 맡겨 달라고 말했다. 그는 24일째 북한에 억류돼 있는 현대아산 근로자 A 씨 문제를 유엔 인권이사회에 통보하고 (경제활동과 관련한 인권 침해 문제를 다루는) 경제사회이사회 결의 1503호 절차를 밟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용관 박민혁 yongari@donga.com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