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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생경제법안 밀쳐놓고 3월 휴무 외유중인 국회

[사설] 민생경제법안 밀쳐놓고 3월 휴무 외유중인 국회

Posted March. 06, 2009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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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된 법안 처리 일정마저 못 지킨 채 2월 임시국회를 마감해 지탄을 받은 여야 국회의원들이 줄줄이 외유에 나서고 있다. 이달 말까지 국회문은 열릴 계획이 없고, 이를 틈타 개인 또는 상임위 차원에서 외유 일정이 잡힌 의원만도 5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정족수 부족과 야당의 의사진행 방해로 법안처리에 차질을 빚은 3일 밤 여당이라는 한나라당에선 이미 7명의 소속 의원이 출국한 상태였다. 작년 연말부터 3개월을 허송세월하다 다시 미결() 국회로 정부와 민간의 경제위기 극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어놓고 다시 외유 잔치나 벌이는 국회를 국민이 어떻게 볼지 두렵다.

2월 국회 성과에 대한 여야 지도부의 자화자찬도 낯 뜨겁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4일 임시국회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 홍준표 원내대표와 중진의원들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앞서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의원을 네 번 거쳤지만 국회에서 갈등 법안이 모두 상정되는 사례를 본 일이 없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직권상정 포기로 혼선을 키워놓고는 유감 표명 한마디 없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갖고 2월 국회에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같은 당 천정배 의원은 4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한 강연에서 국회가 깽판이라 민생법안 처리가 안 되고 있다고 한 것은 국회 모독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윤 장관의 말이 거칠기는 하나 국회를 보는 국민의 심정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본다.

3일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여야 대립으로 시간이 모자라 통과되지 못한 법안만도 14개에 이른다. 이 중 11건은 경기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법이다. 전국을 5+2 광역경제권으로 재편하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도 그 중 하나다. 이 법이 처리되지 못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50조원 이상이 투자될 30대 국책 선도프로젝트와 광역권 선도사업이 예산까지 책정돼 있는데도 집행이 안 되고 있다. 국가나 지자체 대한주택공사등이 토지를 소유하고 입주자에게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의 반값 아파트 법도 처리가 유보돼 서민주택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가 무너졌다. 이처럼 민생 법안들을 깔아뭉갠 민생침해 사범들이 무슨 면목으로 3월 휴업과 함께 놀 궁리만 하는지 모르겠다.

4월 임시국회를 기다릴 때가 아니다. 다음주에라도 임시 국회를 열어 화급한 예산 투입과 민생 회복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 비리 폭력 의원들의 소환이 이뤄지는 대로 국회를 다시 연다면 방탄국회를 피하면서도 긴급한 민생경제 법안 심의를 3주 정도 앞당길 수 있다. 상시()국회를 외치던 그 많던 의원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