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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 뒤엔 두 샛별이 빛난다

Posted February. 07, 20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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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쉬웠던 것일까.

연기를 마치고 들어간 선수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또 한 선수는 피가 흐르는 손가락을 휴지로 감싸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19고려대 입학 예정)가 5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열린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 점수의 기쁨을 만끽하는 순간 다른 두 명의 한국 선수는 조용히 숙소로 들어갔다.

이날 김나영(19인하대 입학 예정)은 43.94점, 김현정(17군포 수리고)은 41.64점을 얻어 16위와 17위에 올랐다.

김나영은 지난해 2월 경기 고양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차지했다. 총점 158.49점(쇼트프로그램 53.08점)을 기록하며 국내 피겨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날 김나영은 정상급 선수들보다 오히려 뒷순서인 마지막 조로 출전했다. 김연아, 아사다 마오(19일본) 등 세계적 선수들과 나란히 연기하는 것이 부담됐던 것일까.

김나영은 첫 번째 점프에서 흔들렸고 두 번째 점프에선 빙판에 손을 짚는 실수를 했다. 이어 연기한 스핀과 스텝도 불안했다. 결국 자신의 최고점에는 턱없이 모자란 점수를 받았다. 점수 발표 뒤 선수 대기실로 들어가던 김나영은 울음을 쏟고 말았다.

시니어 무대 데뷔전에 나선 김현정의 얼굴도 그리 밝지 못했다.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났다. 김현정은 지난달부터 오른쪽 발목 안쪽 인대에 통증을 느껴 왔다.

이날 점프와 스텝을 제대로 구사할 수 없었다. 장기인 스핀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점수를 확인한 뒤 김현정은 공동 취재구역으로 걸어 나오며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휴지로 감싸고 있었다. 레이백 스핀에서 비엘만 자세를 잡으려다 날에 손가락을 베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현정은 상처보다 점수가 생각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 그는 점프를 할 때마다 너무 아팠다. 발목이 아파서 프리스케이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7일 열리는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가장 마지막인 24번째로 연기를 펼친다. 김연아는 오후 2시 40분경, 김나영과 김현정은 낮 12시 24분경 출전할 예정이다.

한편 6일 열린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김민석(16불암고)은 26명 가운데 19위(41.04점)로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확보했다. 캐나다의 패트릭 찬이 1위(88.90점).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