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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고액 기부자에 맞춤 서비스

Posted October. 24, 200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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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대학병원에 고액 기부자를 위한 VIP 라운지를 만들고 전담 직원을 두기로 했다. 또한 기부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음악 미술 등의 문화이벤트를 적극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대가 이같이 기부금 확충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법인화와 국제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선 충분한 재정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울대 발전기금은 23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을 찾는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들이 대기시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함춘회관(의대 동창회관) 1층에 라운지를 설치하고 다음 달부터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108m 규모의 이 라운지는 공항 라운지처럼 전화와 TV, 인터넷 시설이 있고 간단한 식음료도 제공된다. 병원을 찾는 고액 기부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전담 직원 2명도 다음 달 배치할 예정이다.

발전기금 측은 위화감 논란을 피하기 위해 라운지 안에 화려한 실내 인테리어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유명 사립대병원이 고액 기부자에게 제공하는 우선예약이나 의료비 할인도 제공하지 않는다.

서울대는 연건동 본원뿐만 아니라 강남건강증진센터와 분당 분원에 있는 기존 VIP 라운지도 고액 기부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립병원이라 형평성 논란을 낳을 수 있음에도 서울대가 VIP 라운지를 설치키로 한 것은 기부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가 절실했기 때문.

남익현 발전기금 상임이사는 고액 기부자들의 수요를 파악해 보니 대부분 고령이어서 건강 문제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이들을 위한 의료 서비스를 보강해 가려운 곳을 긁어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발전기금에 따르면 50억 원 이상 개인 기부자(2명)는 평균 74세 10억 원 이상 기부자(7명)는 평균 52세 1억 원 이상 기부자(78명)는 평균 45세였다.

서울대의 기부금 모금 전략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음악과 미술을 활용하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다.

서울대는 26일부터 교내 미술관(MOA)에서 미대 동문 340명의 작품 500여 점을 전시하면서 입찰식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관람객들이 비공개로 희망가격을 써 내면 이 중 최고가 입찰자에게 작품을 파는 형식이다. 모든 작품의 기준가는 각 100만 원 이상이며, 판매수익금의 50%가 발전기금과 미대 동창회로 돌아가게 된다.

서울대는 이에 앞서 14일 개교 이래 처음으로 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엔 음대 출신 성악가와 지휘자 등이 출연해 콘서트를 열었고 이에 힘입어 단 하루 만에 100억 원 이상이 모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상운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