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취직 싫다, 그냥 쉰다 청년 무업자 95만명

Posted October. 15, 2008 08:48,   

ENGLISH

학교도 다니지 않는다. 그렇다고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직장을 구하기 위해 직업훈련을 받는 것도 아니다. 바늘구멍 같이 좁은 구직의 꿈을 포기한 젊은이들이다. 국내엔 꿈을 잃어버린 이런 젊은이들이 100만 명 가까이 된다.

이른바 청년 무업자()들이다. 청년무업자는 진학이나 취직을 하지 않으면서 직업훈련조차 받지 않는 1534세의 젊은층으로 직업을 구하려는 의지조차 없다는 점에서 청년실업자와는 차이가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1주일간 주된 활동이 쉬었음인 사람과 미혼으로 가사, 발령대기, 취업진학준비, 입대대기, 결혼준비 등이 주된 활동인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바탕으로 20032007년 청년무업자(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생활 실태를 조사했다. 국내 청년무업자의 생활실태를 본격적으로 파헤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본보가 단독 입수한 청년 무업자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무업자는 2003년 83만5151명에서 지난해 95만1851명으로 늘었다.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실업자는 같은 기간 48만6039명에서 40만6025명으로 오히려 감소한 반면 주된 활동이 쉬었음인 사람은 29만256명에서 33만9887명으로 증가했다.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가 쉬고 있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바뀐 것이다. 이 연령대의 전체 인구는 1475만9193명에서 1378만8381명으로 감소했다.

청년층은 중장년층에 비해 임금이 낮아 일을 하지 않는 기간 동안에 손해 보는 비용이 적다. 따라서 다른 연령에 비해 구직기간이 긴 편이다. 국내에서는 공사, 공무원 등 각종 필기시험으로 신입직원을 선발해서 입사시험 준비생을 대규모로 준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또 청년층은 직업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낮아 적합한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05년 고용보험에 가입한 취업자 380만 명을 대상으로 직장에 머무르는 정도를 분석한 결과, 1년 내에 회사를 그만둔 경우가 53.1%였다. 1529세가 3년 이상 직장을 유지한 비율은 7.8%에 불과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2008년 교육기본통계조사에 따르면 올해 고교 졸업자의 대학 진학률은 83.8%이다.

이 때문에 대학이 취업을 위한 준비단계로 바뀌어 교육과 노동시장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청년층의 경우 파트타임, 계약직,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취업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 채창균 고용능력개발연구본부장은 청년 무업자의 3분의 1은 1년 뒤에도 여전히 비경제활동인구에 머무른다며 니트족은 니트 상태를 경험하지 않은 청년층에 비해 취업 가능성이 낮고 취업할 때 임금 수준도 낮다고 말했다.



이유종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