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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콘텐츠 미숙한 진행 아쉬워

Posted October. 07, 2008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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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210일 9일간의 일정 가운데 절반 등성을 넘었다. 개막일 아침 최진실 씨의 사망 소식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영화인들의 참여가 늘면서 예년 못잖은 활기를 되찾았다.

영화제의 흥행보다 숨은 영화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주최 측의 의지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각국 아시아 출신 배우와 영화관계자들이 모여 협력을 도모한 의미있는 자리도 있었다. 하지만 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고 행사 진행에서 크고 작은 실수가 빚어지기도 했다.

뚝심 있는 프로그램 긍정적 반응

개막작 스탈린의 선물(카자흐스탄)을 비롯해 다다의 춤(중국), 실크 사리(인도), 두 발로 걷는 말(이란) 등은 PIFF의 정체성과 가치를 대변하는 아시아의 수작들이다. 일반 관객들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변방의 영화들을 경험하며 안목을 넓힐 수 있었다.

아시아 지역의 영화 관련 펀드를 모아 지원 방안을 논의한 아시아 필름 펀드 포럼은 침체에 빠진 한국영화산업에 힘을 북돋우는 역할을 했다. 안성기 강수연 씨가 진행한 아시아 태평양 배우 네트워크에서 문 블러드굿, 아론 유 등 할리우드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한국계 배우들은 아시아 배우의 가능성을 강조해 자부심을 불러일으켰다.

영화제 직전 체결된 한국-뉴질랜드 영화제작 협정과 관련해 전해진 배우 한채영의 뉴질랜드 진출 소식, 송혜교가 출연한 미국 독립영화 시집에 대한 관심도 영화제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미숙한 진행-허술한 준비로 잡음

미숙한 진행과 허술한 준비로 인한 잡음도 적잖이 발생했다. 95억 원의 예산을 들인 12년 경력의 국제영화제라고 보기에 오점이었다.

4일 오후 9시경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 상영장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스카이 크롤러 상영 도중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주최 측이 상영이 중단된 뒤 30분이 지나도록 아무런 안내 조치를 하지 않아 항의가 이어졌다.

외국인 서비스도 부족해 캐나다에서 온 크리스 언더헤이 씨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무용지물인 인터넷 예매 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스펀지상가 5층 PIFF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미국 뉴욕의 한 연예잡지 기자 크리스토퍼 프룬 씨도 보고 싶은 영화 표는 구할 수 없다며 외국 언론을 위한 여분 좌석을 준비해놓는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와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손택균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