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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전날 루머 유포여 전화받고 분통

Posted October. 04, 20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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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최진실 씨의 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3일 유족과 관련자 진술, 최 씨의 메모, 자살 직전의 휴대전화 통화 내용 등을 종합할 때 최 씨의 죽음은 충동적인 자살로 추정된다며 우울증을 앓던 최 씨가 괴로움을 겪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 씨의 사인이 명백한 만큼 전날 실시한 부검의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보강수사 등을 거친 뒤 조만간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다.

식사 후 가라오케로 옮겨

경찰 조사 결과, 지난달 30일 최 씨는 사채업 루머를 유포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증권사 여직원 백모(25) 씨와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다.

최 씨는 지난달 22일 사채업 루머를 퍼뜨린 사람을 처벌해 달라며 서울 서초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수사를 통해 지난달 29일 백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최 씨는 수사를 의뢰할 당시 백 씨가 썼던 글을 경찰에 직접 제출하면서 이 사람을 꼭 처벌해 달라. 용서해 달라고 해도 절대 안 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두 사람이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현재까지는 백 씨가 불구속 된 직후 선처를 호소하려고 먼저 전화를 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의도와는 달리 두 사람은 통화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으며 최 씨는 이로 인해 극심한 괴로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백 씨가 먼저 선처를 부탁한다는 식으로 사과했지만 최 씨가 이제 와서 이럴 수 있느냐고 말했고 이후 두 사람의 언성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통화가 끝난 뒤 최 씨는 이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두 사람의 언성이 높아져 최 씨가 분을 못 이기고 휴대전화를 던져버렸다며 1일 광고 촬영이 중단된 것도 최 씨가 밤새 울어 얼굴이 부었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1일 촬영이 중단된 뒤, 낙심한 최 씨를 위로하기 위해 소속사 사장 서모 씨는 오후 5시 강남구 신사동에서 최 씨와 저녁 식사를 했다.

2시간가량 계속된 식사 자리에서 최 씨는 너무 힘들다. 죽겠다는 말과 함께 술을 마셨고, 이후 오후 7시경 강남구 청담동의 한 가라오케로 자리를 옮겨 계속 술을 마셨다.

술자리가 끝난 것은 이날 오후 11시경. 술자리에 동석한 매니저 박모(27) 씨는 최 씨를 집에 데려다줬고, 11시 38분경 박 씨가 집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집 근처 폐쇄회로(CC)TV 화면에 담겼다.

귀가한 최 씨는 30여 분간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눴고, 2일 0시 42분경 3분 간격으로 데뷔 초기부터 함께 일해온 여성 코디네이터 이모(36) 씨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두 차례 남겼다.

0시 47분, 최 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모 여성지 편집장 김모(37) 씨와 아이들 크는 것을 잘 지켜봐 달라, 죽을 거야 등의 말을 하며 7분여 동안 생애 마지막 통화를 했다.

죽으면 산에 뿌려달라

경찰은 최 씨의 방에서 확보한 메모와 주변 사람들의 진술을 토대로 평소 최 씨가 우울증과 함께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이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일 술자리가 끝난 뒤 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최 씨는 연예 생활 그만 할 것이다. 죽고 싶다는 말을 했다며 평소에도 매니저 등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죽으면 납골당이 아니라 산에 뿌려 달라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 씨가 수사를 의뢰한 사채업 루머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경찰은 백 씨는 정보통신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입건된 상태라며 문제의 사채업 루머를 e메일로 발송한 A 씨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 씨의 영결식은 4일 오전 7시 30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다. 영결식이 끝난 뒤, 유족들은 최 씨의 시신을 경기 성남영생원에서 화장할 예정이다.



한상준 신진우 alwaysj@donga.com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