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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닫는 자영업자

Posted August. 18, 200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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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에서 여관을 운영하는 유모 사장은 최근 폐업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 올해 들어 투숙객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남짓으로 줄었다. 하루 3만 원이던 숙박비를 올 초부터 2만 원으로 내렸지만 효과가 없었다.

유 사장은 올 초부터 근처 식당과 술집에 손님이 끊기면서 덩달아 여관 손님도 줄었다며 지금은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있지만 가스요금이 오르면 겨울에는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면서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평균 자영업자 수는 594만500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7만3000명이 줄었다. 카드대란()으로 내수경기가 침체됐던 2003년 상반기 이후 5년 만에 상반기 기준 자영업자 수가 60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자영업자 수는 상반기 기준으로 2005년 611만6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세로 돌아서 2006년 610만5000명 2007년 601만7000명으로 3년째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 자영업자가 줄어드는 이유는 기름값 등 물가가 많이 오른 데다 예전에 비해 일자리도 많이 늘지 않아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피해 업종이 식당이다. 한국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2만3000여 개의 식당이 폐업했다.

문을 닫지 않고 영업을 계속하는 자영업자도 빈사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근로자 외 가구의 1분기 월평균 소득은 278만 원으로 근로자 가구 391만 원보다 100만 원 이상 낮다.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이후 직장에서 밀려나와 식당, 숙박업, 소매업 등 영세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갑자기 늘었으나 최근 경기가 나빠지면서 전반적으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2006년 기준으로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26.5%로 미국 7.3%, 일본 9.9%보다 비정상적으로 높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내수경기가 호전되지 않는 한 자영업의 활성화는 힘들다며 중장기적으로도 산업구조 고도화 및 자영업 부문의 구조조정으로 자영업자의 감소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김유영 peacechaos@donga.com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