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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에 맞아 뇌진탕 이후 행부된 전경

Posted August. 11, 2008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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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 진압 도중 시위대에 맞아 뇌진탕 진단을 받았던 전경이 17일 째 행방불명이다.

이에 경찰 관계자와 가족들은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단서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지방경찰청 306전경대 소속 이모(21) 상경은 6월 29일 새벽 서울 종로구 태평로 서울시의회 앞에서 동료 20여 명과 함께 수만 명의 시위대에 둘러싸여 폭행을 당했다. 당시 시위대는 전경들에 쇠파이프와 망치, 각목 등을 휘둘렀고 2시간 여 동안 집단 폭행을 당한 이 상경은 헬멧이 찢겨질 정도로 심하게 머리를 맞고 의식을 잃었다.

이 상경은 같은 날 오후 뇌진탕 진단을 받고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에 입원한 뒤 7월 12일에 퇴원, 바로 부대로 복귀했다. 병원에서는 외관상으로도 문제없고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도 좋다고 통보하며 이 상경을 퇴원시켰다.

그러나 10일 전화 통화를 한 이 상경의 어머니 최모(46) 씨는 이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병원 측의 말과 다르게 이 상경이 퇴원하는 날까지 머리에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는 것.

이 상경은 복귀날인 25일 부대로 간다는 말을 남기고 집을 떠난 뒤 현재까지 소식이 없다. 최 씨는 특박 나와서도 가끔씩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말했고 밥도 거의 못 먹었다며 그럴 리야 없겠지만 혹시 어디 가서 쓰러지지나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잠도 오질 않는다며 불안해했다.

이 상경이 속한 부대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입대한 이 상경이 상당히 의젓하고 신중한 성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상경은 자기가 힘들어도 선후배, 동기들을 다 챙길 정도로 인정받을 만큼 모범적인 생활을 해왔다라며 1년을 넘게 봐왔지만 힘들어서 탈영할 성격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어머니 최 씨는 군 생활을 하면서 아들은 언제나 활기찼다면서 남편도 없이 키운 내 아들은 내 전부나 마찬가지라며 11대 독자라 군대를 안 갈 수도 있었지만 아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싶다고 고집을 부려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부대에서야 최선을 다한다고 말하지만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 같다고 속 타는 심경을 토로했다.

최 씨는 아파도 꾀병 부리는 아이가 아닌데 머리가 아프다고 신경질을 부리더라며 본인이 불명예스러운 제대는 싫다고 반대했지만 아프다고 했을 때 어떻게든 설득해 제대를 시킬 걸 그랬다며 눈물을 보였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