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인촌기념회(이사장 현승종)와 동아일보사가 제정해 운영하는 제21회 인촌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1층 강당에서 열렸다.
현 이사장은 김정배 전 고려대 총장(교육 부문)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언론출판)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산업기술) 강석중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자연과학) 고범서 전 한림대 한림과학원 석좌교수(인문사회문학) 장순명 밀양영남병원 외과 과장(공공봉사) 김용준 고려대 명예교수(특별 부문) 등 7명에게 상패와 기념 메달, 상금 5000만 원을 각각 수여했다.
인촌상은 일제강점기 동아일보를 창간하고 경성방직과 고려대를 설립한 민족 지도자 인촌 김성수( ) 선생의 유지를 잇기 위해 제정됐다. 올해는 인촌 선생 탄신 116회가 되는 해다.
현 이사장은 인촌 선생은 일제강점기 때 민족자강 운동을 실천에 옮긴 문화민족주의자였고 광복 후에는 건국과 민주주의 발전에 힘썼다며 선생의 정신을 받들기 위한 인촌상 수상자들은 절제와 공익을 몸소 실천하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김정배 전 총장은 수상자 인사에서 현재의 폐쇄적인 교육 정책에서 벗어나 선의의 경쟁을 이끌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교육 분야에서 말보다 행동을 앞세운 인촌 선생의 실사구시 정신을 현장에서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남시욱 석좌교수는 40여 년간 기자생활의 버팀목이 된 것은 항상 공익을 우선하라는 인촌 선생의 공선사후()의 가르침이었다며 최근 위헌적 입법으로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기자실을 폐쇄해 정부와 권력에 대한 감시기능을 약화시키려는 현 정부의 시도를 저지하는 데 있는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동수 회장은 GS칼텍스는 40여 년 민간으론 처음으로 정유공장을 만든 뒤 하루 72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하는 세계적인 회사가 됐다며 후손들을 위한 청정에너지 개발과 생산을 위해 묵묵히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중 교수는 1980년 교수가 된 뒤 소결(미세한 금속이나 세라믹 가루에 열을 가하면 입자가 커지며 굳어지는 현상)의 원리를 탐구하고 이를 제품생산에 응용하는 기술을 연구해 왔다며 이룬 성과에 비해 과분한 상을 받았지만 더 노력해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고범서 전 교수는 학문이란 진리 발견에 대한 순수한 자아도취적 열정에서 출발하는 것이지만 민족적 추앙을 받는 인촌의 이름으로 상을 받으니 무한히 기쁘다며 인촌상이 앞으로도 학문하는 사람들의 열정을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순명 과장은 어려운 시절 국가와 경제, 교육 등 나라의 기틀을 세운 인촌 선생의 뜻에 어긋나지 않는 삶을 살겠다며 앞으로도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언제든지 다시 봉사를 떠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김용준 교수는 20년 전 제1회 인촌상 심사위원을 맡아 병상에 누워계셨던 함석헌 선생을 찾아가 언론출판부문 수상자가 돼 주실 것을 부탁드렸던 기억이 난다며 평생을 스승으로 모셨던 분이 받았던 상을 제가 받는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각계 인사와 인촌 선생의 증손인 김재호 동아일보 부사장을 비롯한 후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