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지부장 이상욱)가 예정했던 4일 파업을 잠시 유보하고 현대차와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현대차의 임금, 단체협상이 분규 없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차 노조가 임단협과 관련해 파업을 하지 않은 것은 10년 전인 1997년이 마지막이었다.
노조의 파업 유보는 안팎에서 고조되는 비판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노사는 3일 오후 2시 울산공장에서 제11차 본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달 24일 이 회사 노조가 협상 결렬을 선언한 이후 10일 만에 열리는 교섭이다.
이에 앞서 노조는 1일 오전 노조 집행부 등 30여 명이 참석한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4, 5일 이틀간 파업을 유보하고 3일의 본교섭에 적극적으로 응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지난달 31일 열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자의 68.89%(전체 조합원 대비 62.9%)의 찬성을 얻어 쟁의행위 돌입을 가결한 바 있다.
따라서 노동위원회의 조정기간이 끝난 4일부터 합법적으로 파업을 벌일 수 있지만 노조는 1일 격론을 벌인 끝에 4, 5일 파업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 노조 장규호 공보부장은 이는 성실한 교섭을 통해 무분규로 협상을 타결하라는 국민과 조합원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사 실무교섭팀은 2일 오후부터 만나 절충안을 모색했다.
노사는 임금과 성과급 추가 인상 등에서 상당 부분 의견 차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공장 생산물량이 부족할 경우 해외 공장 물량을 국내로 돌릴 것 새로운 차종 개발 때 노사가 합의할 것 등 일부 노조 요구안에 대해서는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회사가 격려금 명목의 일시금을 추가 지급하고, 노조의 정년 연장안을 일부 수용하는 선에서 3, 4일 중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현대차 조합원들의 무분규 파업 요구는 계속됐다. 한 조합원은 노조 내 현장조직인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노사가 인내심을 갖고 협상을 계속해 올해 만큼은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하자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