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 지 1년이 다 되도록 절반가량이 빈집으로 남아 있는 국민임대주택 단지가 생겨나고 있다.
국민임대주택은 정부가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2017년까지 150만 채를 짓기로 했지만 완공 기준으로 올해 10만 채를 갓 넘은 시점에서 벌써부터 장기 공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미()임대 단지는 대부분 지방에 집중돼 있어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정부의 무리한 사업계획으로 인한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본보가 2일 입수한 대한주택공사의 국민임대주택 관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완공된 강원 동해시 묵호택지지구의 국민임대주택 단지는 341채 가운데 118채(35%)가 임대되지 않았다.
또 인근 삼척시 건지지구에서는 503채 중 60%인 299채가 빈집으로 남아 있고, 전북 임실군 이도지구에서도 374채 가운데 159채(42%)가 미임대 상태다. 건지지구와 이도지구의 국민임대주택은 모두 작년 12월 완공됐다.
임차인 모집이 더디기는 최근 임대분양을 시작한 곳도 마찬가지다.
4월 공급한 강원 원주시 태장지구는 584채 중 402채, 경기 용인시 구성지구는 1556채 중 454채가 남아 있고, 작년 9월 내놓은 전남 목포시 옥암지구도 완공(올해 9월)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708채 중 56채가 미임대 상태다.
국민임대주택에 장기 공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보다 시장 상황을 무시한 실적 채우기식 공급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매년 10만 채씩 공급을 해야 2017년 150만 채를 충족시킬 수 있어 수요가 별로 없는 지방 소도시나 읍면 지역에까지 아파트를 짓고 있는 형편이다.
여기에 건립비용의 상당 부분을 빚으로 조달해야 하는 사업 구조로 인해 사업주체인 주공이 땅값이 싼 곳을 찾는 것도 장기 미임대를 초래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해서 국민임대주택을 건립한다면 앞으로 대량 미분양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미 지방 부동산 시장은 민간 주택업체들의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토연구원 김해승 연구위원은 임대주택을 늘려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특정 시점을 정해 놓고 무조건 밀어붙여야 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