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핵 합의 이행보다 김일성 우상숭배에 빠진 북

[사설] 핵 합의 이행보다 김일성 우상숭배에 빠진 북

Posted April. 16, 2007 03:01,   

어제 평양은 고() 김일성 주석의 95회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온통 축제분위기였다. 능라도의 5월1일 경기장에서 벌어진 대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을 비롯해 김일성화() 축전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등이 평양을 수놓았다. 올해도 각국에서 초청된 수 천 명의 축하 사절단과 세계적인 가수, 배우, 서커스단이 평양의 봄을 즐겼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기다리는 비핵화의 봄소식은 없다. 북은 213 베이징 합의에 따라 지난 14일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사찰을 받고 영변 원자로도 폐쇄하기로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 처리 문제를 이유로 들었지만 미국은 이미 동결 해제를 선언했다. 그런데도 북이 취한 조치라고는 해제가 현실로 증명되면 행동할 것이라고 밝힌 외무성 대변인의 한 마디가 전부다.

북이 과연 213 합의를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북이 의지가 있다면 IAEA 기술진에게 방북 초청장 정도는 보냈어야 한다. 북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에게도 기술조사단의 방북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었 다. 지금 기술조사단을 초청한다 해도 정식 사찰단이 활동을 시작하려면 10일 이상 걸린다.

북으로선 213 합의 이행보다 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를 맞은 김일성 우상숭배가 더 중요하고 급한 듯 하다. 더구나 북은 올해 행사를 승리자의 축전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핵 개발로 이뤄낸 승리의 축제라는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나 미국은 북의 선의()만 기대하고 있고, 중국까지도 며칠만 더 기다려보자고 한다.

국제적인 약속보다도 김일성 우상숭배와 김정일 세습정권 보위를 더 우선시하는 북 앞에서 다시 한번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 비핵화의 초기 조치도 이럴진대 본격적인 핵 프로그램 신고와 불능화 단계까지 어떻게 갈지 걱정이다. 북이 끝까지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