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애매하게 패한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자신이 제작하고 해설자로 출연한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 덕에 인기가 다시 치솟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위험을 충격적이면서도 재치 있게 경고한 이 영화로 그는 올해 아카데미상(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했다. 영화 말미에서 그는 탄소 중립적 생활 방식을 제안한다. 백열등보다는 형광등을 쓰고, 빨래는 건조기 대신 햇볕에 말리며, 자동차는 하이브리드카를 타자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대해 1000회 이상 강연을 했다는 고어가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위선자라는 주장도 있다. 보수단체인 테네시정책연구센터는 테네시 주 내슈빌에 있는 고어 자택의 지난해 월평균 전기료가 1359달러(128만 원)라고 최근 밝혔다. 이는 미국 가구당 평균 전기 소비량의 20배다. 재택근무 때문에 전기 소비량이 많다는 그의 설명이 어쩐지 군색하게 들린다. 아내와 단 둘이 사는 그의 집은 건평만 280여 평에 방이 20개, 화장실이 8개다.
영화 불편한 진실에 대해서도 과학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내용이 너무 과장됐다는 것이다. 고어 측은 언제까지라고 시기를 특정하지 않은 채 해수면이 약 6m 상승해 뉴욕과 플로리다 일부가 물에 잠길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지난달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1세기 말까지 해수면은 최대 58cm 상승할 것이란 상이한 전망을 내놓았다.
고어는 명망 있는 집안 출신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인 민주당의 계보()를 잇는 인물이다. 존 케네디 전 대통령, 존 케리 상원의원, 아르마니를 입는 좌파로 불리는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도 그런 경우다. 고어는 테네시 주 상원의원인 아버지와 성공한 변호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하버드대를 졸업했다. 환경과 정보고속도로를 이슈화해 정치적으로 성공했다. 하지만 세상을 향해서는 빨래를 햇볕에 말리자면서 자신은 전기 아까운 줄 몰랐다. 그런 좌파 거물()은 한국에도 많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