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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꿈 하늘서 피어나길

Posted March. 06, 200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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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가기 위해 귀국한 널 보고 조국과 애국심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지난달 27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테러로 전사한 다산부대 윤장호(27) 하사의 영결식. 윤 하사가 입대 전 인턴사원으로 근무했던 HB어드바이저스 직원들이 쓴 장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할 때 유족과 군 장병, 정관계 인사 등 600여 명은 세 번이나 해외파병에 지원할 정도로 투철했던 고인의 애국심을 다시 한 번 떠올렸다.

5일 강한 바람과 진눈깨비 속에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특전사령부장()으로 치러진 윤 하사의 영결식은 군악대의 엄숙한 주악 속에 운구병들이 고인의 영정 사진과 시신을 영결식장으로 운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영결식 내내 윤 하사의 아버지 윤희철(65) 씨와 어머니 이창희(59) 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폐식사 뒤 아들의 시신이 영결식장에서 운구차량 쪽으로 운구되자 침통한 얼굴로 땅만 바라보며 따라 나섰다. 시신이 운구차에 실리자 윤 씨와 이 씨는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오전 8시부터 40여 분간 진행된 영결식에서 윤 하사의 특전사 입대 동기인 엄선호(22) 병장은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나는 전날 밤 환송회식 때가 떠오른다며 6개월 뒤 복귀 환영회식을 내가 쏘겠다고 한 약속이 기억나느냐며 조사를 낭독했다.

그는 또 흙먼지와 땀, 눈물, 콧물로 뒤범벅됐던 공수교육 뒤 우리 제대해도 해마다 공수교육 마친 날은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 기울이자던 약속을 잊지 않기 위해 항상 너의 잔에 술을 가득 부어 놓겠다며 감정이 북받치는 목소리로 낭독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영결식 뒤 윤 하사의 시신은 성남시 영생관리사업소로 옮겨져 화장됐다.

윤 하사의 시신이 화장되는 동안 손을 잡은 채 차분히 대화를 나누던 유족은 오전 11시 40분경 분골실에서 한 줌의 재로 변한 윤 하사를 마주하고서는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윤 하사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형 장혁(33) 씨와 누나 서연(30) 씨의 부축을 받으며 분골실에서 걸어 나왔다.

장례 기간에 매일 두세 차례 시신 보관실에서 아들을 만났던 아버지는 한 달만이라도 집에 냉동실을 만들어 놓고 장호 얼굴을 매일 보고 싶었다며 울먹였다.

윤 하사의 빈소에는 2일부터 군 장병 3100여 명을 비롯해 총 3966명이 조문했다.

영결식에는 백종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김장수 국방부 장관,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 민주노동당 권영길 원내대표, 김성곤 국회 국방위원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나키블라 하피지 주한 아프가니스탄 대사대리, 김관진 합참의장, 박흥렬 육군참모총장, 김진훈(장의위원장) 특전사령관, 김병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데이비드 밸코트 미8군 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한편 윤 하사의 시신은 분골된 뒤 국립대전현충원으로 봉송돼 안장식을 치른 뒤 오후 3시 30분경 전사자 묘역에 안장됐다.

안장식을 마친 뒤 조문객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던 윤 하사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들의 절친한 대학 후배이며 HB어드바이저스에서도 함께 근무한 구윤모(26) 씨의 손을 잡고 당부했다.

먼저 간 우리 장호를 대신해 열심히 살아 줘.



이세형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