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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열린우리 타이타닉에서 뛰어내리기

Posted January. 23, 2007 07:05,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이 어제 탈당을 선언했다. 염동연, 이계안 의원도 곧 탈당 대열에 가세할 예정이다. 이달 중에만 탈당자 수가 10여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창당 주역인 김근태 의장,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전 법무장관도 탈당을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친노() 당사수파-개혁 탈당파-보수 탈당파로 세 토막 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침몰하는 열린우리당호()에서 먼저 뛰어내리기 경쟁이라도 벌어질 태세다.

하지만 이들은 새로 만들려는 배가 어떤 배인지에 대해서는 자신들도 모르는 듯하다. 선장, 항로(), 선원,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오직 지금 뛰어내리지 않으면 죽는다는 절박감만 번져있을 뿐이다. 이런 정당에게 한 때마나 나라를 맡겼던 국민은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라도 제기하고 싶은 심정이다. 온갖 실정()과 비정()으로 나라꼴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도 반성하는 빛조차 없다.

갈라서는 마당에도 서로 삿대질이다. 탈당파는 사수파를 모험주의자로, 사수파는 탈당파를 배신자로 부르며 목청을 높인다. 이제 와서 당 노선이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다고 당의 보수화를 비판하는 의원도 있다. 불과 3년여 만에 갈라서는 사람들이 100년 갈 정당 운운하며, 우리 근현대사 100년을 파헤치겠다고 설쳐댔나 싶다.

이런 와중에 정동영 전 의장은 지지모임인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출범식까지 가졌다. 출범식에는 2000여 명의 회원들이 모였다고 한다. 정 전 의장이야말로 열린우리당호의 난파 책임으로부터 특히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대선 출정식을 연상케 하는 집회를 갖고, 그것도 모자라 어린이들을 동원해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하는 운동권 노래를 부르게 했다니 정말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

선거 때만 되면 실정에 책임을 져야할 집권정당은 사라지고 신장개업한 정당 이름으로 표를 얻겠다는 대()국민 사기극이 반복되고 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중고교 사회교과서에서 정당정치 책임정치 항목을 빼버리는 것이 더 교육적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