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목욕탕에서 프로농구 심판 한 명을 우연히 만났다.
요즘 힘드실 것 같아요라고 말을 건넸더니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어 잔뜩 긴장한 채 코트에 나선다고 말했다.
그 심판의 표현대로 올 시즌은 예년과 달리 초반부터 과열양상이다.
1쿼터부터 4쿼터까지 팽팽한 시소게임을 펼치다 종료 직전에야 비로소 승패가 결정되는 경기가 많아졌다.
그동안 프로농구 1라운드는 복싱의 1회전처럼 대개 탐색전으로 끝나곤 했다. 팀워크와 전술이 채 완성되지 않은 시기이고 상대에 대한 전력 분석도 끝나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개막과 동시에 각 팀이 전력투구에 나선 듯하다.
우선 12월 카타르 도하 아시아경기가 열리게 돼 6일부터는 대표선수들이 차출되기 때문이다. 주전들이 빠지기 전에 최대한 승수를 쌓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이 각 팀에 두루 포진하면서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는 상황이라 어느 한 팀도 만만히 볼 수 없다.
아울러 새롭게 2, 3쿼터에는 외국인 선수가 1명밖에 뛸 수 없게 되면서 전력 평준화를 부추겼다. 예전에는 용병 두 명 가운데 한 명의 기량이 떨어지는 팀은 하위권으로 처졌으나 용병 출전 제한이 확대되면서 국내 선수들로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게 됐다.
연일 뜨거운 승부 속에 각 팀이 1승에 다걸기(올인)하다 보니 후유증도 생겼다.
1, 2점으로 승패가 갈리는 격전이 나오는 반면 주전들의 체력 저하 탓에 2030점차로 완패하는 졸전이 쏟아졌다. 경기 내용의 양극화라도 생긴 듯하다.
거친 몸싸움과 무리한 승부욕 속에 크리스 윌리엄스(모비스), 이상민(KCC), 김승현(오리온스) 등 간판스타들이 부상으로 벤치를 지키기도 했다. 심판 판정 하나로 전체 경기 결과가 바뀌게 되면서 해묵은 오심 논란이 일었다. 경험이 미숙한 심판들의 서투른 경기 운영도 도마에 올랐다.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팀당 54경기를 치르는 긴 여정이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오버페이스는 자칫 농구의 재미와 리그의 수준을 떨어뜨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