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포동 2호 또는 대포동 2호 개량형 미사일의 발사 움직임을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 일본 3국 사이에 미묘한 입장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2월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 보유 선언을 했을 때 3국이 북핵 불용()이라며 탄탄한 공조체제를 과시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초읽기 vs 지속적 관찰=미일 당국은 미사일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 같다며 발사 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와 대북 경제제재 조치 등 강경 대응책을 거론하고 있다.
일부 외신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일 당국이 곧바로 요격할 것이라는 군사적 방안까지 보도하고 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지속적 관찰을 내세우며 신중론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북한이 발사 준비 중인 것이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우주발사체(SLVSpace Launch Vehicle)인지, 미사일인지의 실체는 물론이고 준비상황과 발사 예상시점 등에 대해서도 딱 부러지게 말할 수 없다는 것. 정부 내에서 일부 외신의 미사일 관련 보도에 신중하지 못한 추측성 보도라는 불만까지 나온다.
정부는 북한의 움직임이 외견상 SLV 또는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지금은 발사 준비다, 아니다라고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사일 추진체에 액체 연료를 주입해 발사가 임박했다는 국내외의 관측에 대해서도 정부는 연료는 언제든지 다시 뽑아낼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응 기류에선 한국과 미일의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미일은 자위조치 등 군사 안보적 측면에 중점에 두는 데 반해 한국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는 전제 아래 정치 외교적 해법을 모색 중이다.
입장 차이는 왜?=전문가들은 우선 핵과 미사일의 본질적 차이에 주목한다.
핵의 존재는 3국이 놓인 지리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의 국익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공동 대응이 가능하지만 미사일은 유효사거리와 잠재적인 타깃이 되느냐에 따라 3국에 미치는 파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1998년 발사된 대포동 1호 미사일의 유효사거리에 들어간 일본은 당시 극도의 공황에 빠졌고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가장 큰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미국도 처음으로 자국 영토에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가진 미사일의 발사 조짐에 대해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내심 북한의 미사일이 서로 접해 있는 한국을 겨냥하고 있지 않다는 점 때문에 미국과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긋한 분위기다.
발사 후 대응에 대해서도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은 대북 제재로 잃을 것이 없지만 한국은 잃을 것이 많다며 개성공단을 비롯한 3대 남북경협사업의 차질은 물론 정정불안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 철수사태가 벌어지면 국익에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