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울시장이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2일자 A134면)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의 선의의 경쟁을 강조하며 경선 승복을 강조하자 당 안팎에선 한나라당의 분열 가능성은 없어졌다고 해석했다.
경선 승복 강조=이 시장은 인터뷰에서 국민의 열망은 정권교체다, 박 대표와는 선의의 틀 안에서 경쟁하는 관계다, 둘로 쪼개지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다라고 언급하며 강한 어조로 단합을 강조했다.
그동안 당 일각에서 당내의 대선후보 경쟁구도가 박 대표 쪽으로 기울면 이 시장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인터뷰를 통해 그런 시나리오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이 시장은 인터뷰에서 1995년 정원식 전 국무총리와의 민주자유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때를 회고하며 당시 부정 사실을 발견했지만 당을 살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문제를 삼지 않았고, 당을 뛰쳐나가지도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표도 그동안 경선 승복 여부에 대한 질문에 그건 상식이다고 말해 왔다.
당내에서 선두를 달리는 두 대권주자가 개헌 문제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낸 것도 유의미한 대목이다.
박 대표는 지난달 9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현 정부 임기 내 개헌은 안 된다고 했고, 이 시장도 지금 개헌을 하자는 것은 대선 전략으로 본다고 일축했다. 사실상 대선 전 개헌은 불가라는 게 당론으로 정해진 셈이다.
이 시장이 인터뷰에서 박 대표에 대해 굉장한 장점을 갖고 있다, 상처를 입고 열정을 보였다는 것이 정치적으로 효과가 있었다는 등 호의적인 발언을 쏟아낸 것을 놓고 당내에선 미묘한 반응이 나왔다.
박 대표 측은 일반적인 얘기를 한 것 아니냐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시장과 가까운 한 의원은 누가 산토끼까지 잡을 수 있느냐는 점에서 이 시장이 자신감을 보인 것이라고 했다.
당권 구도는 오리무중=박 대표는 16일경 사퇴한다. 박 대표 후임을 비롯해 5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는 다음 달 11일경(잠정) 열릴 예정이나 아직 당권 경쟁구도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물밑 싸움은 치열하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당권 도전 의사가 확실하다. 이 원내대표는 엄정 중립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 시장과 가까운 사이다.
박 대표 측은 특정인을 밀 것인지에 대해 뚜렷한 태도를 밝히지 않고 있다. 박 대표와 가까운 김무성 사무총장이나 맹형규 전 의원 등이 거론되나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듯하다.
이 때문에 박 대표와 이 시장이 당권 경쟁에 개입하지 말자는 신사협정을 맺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안으로 강재섭 전 원내대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등의 당권 도전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소장파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들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변화를 보여 줘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대안을 물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