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북 정상회담은 어렵다는 견해를 일관되게 피력해왔다.
선() 북핵 해결, 후() 회담의 기조를 지켜온 셈이다. 작년 초부터 남북 정상회담 설이 흘러나왔으나 그때마다 청와대는 어떤 방식으로도 추진하고 있는 게 없다고 선을 그어온 것도 이 같은 기조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9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남북정상회담에 강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등 기존의 태도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6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성과를 디딤돌로 삼아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6월 방북을 앞두고 있는 DJ 측에서는 북측에 먼저 서울 답방을 촉구하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제주도나 개성공단, 경의선 남측 연결지점인 경기 파주시 도라산 같은 제3의 장소를 제의하고 이마저도 수용이 어려우면 평양 개최를 제의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여권 일각에서는 최근 올해 10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지난달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이 10월 3일 개천절을 전후해 평양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북한이 임기가 1년 9개월 남은 노 대통령과 선뜻 회담을 하려 할지는 미지수다. 그런 맥락에서 청와대 측도 임기 마지막 해인 내년으로 넘어가면 남북정상회담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DJ가 절대로 빈손으로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회담 개최에 합의하더라도 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 무얼 논의할 것이냐다. DJ의 북한 방문을 통해 북한이 변화의 조짐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남북정상회담은 의제 선정에서부터 벽에 부딪힐 수 있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당장의 최대 의제는 북핵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노 대통령은 3월 3일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올해에는 6자회담 재개에 최선을 다해 북핵문제 해결의 확실한 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남북 연방제 논의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청와대 측은 노 대통령은 통일 문제는 당장의 일이 아닐 뿐 아니라 섣부른 통일논의는 도리어 통일을 지연시킬 뿐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일축하고 있다.
여하튼 DJ의 6월 방북을 계기로 2차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내년 대선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