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 소녀가 3년 전 남자 프로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당시만 해도 성공과는 거리가 먼 흥밋거리에 지나지 않는 듯했다.
예상대로 실패가 거듭되면서 이제 무모한 도전을 그만두고 제자리로 돌아가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다가선 끝에 마침내 7전 8기의 소중한 승리를 거뒀다.
천만장자 골프 천재 미셸 위(위성미17).
한국프로골프와 아시아투어를 겸해 5일 인천 스카이72골프클럽 하늘코스(파72)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 2라운드에서 그는 1만 명에 가까운 갤러리를 몰고 다니며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17위(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에 올랐다(오후 5시 현재).
예상 커트라인(1언더파 143타)에 4타나 앞선 미셸 위는 2003년 캐나다프로골프투어 베이밀스오픈에서 처음 성 대결을 벌인 뒤 공식적으로 남자 프로대회 8번째 출전 만에 처음으로 컷 통과의 꿈을 이뤘다.
마지막 18번 홀 그린에 올라서면서 갤러리의 뜨거운 박수갈채에 환한 미소를 보낸 미셸 위는 컷 통과를 해서 좋다. 아직 실감이 안 나는데 밤이 되면 더 기쁠 것 같다. 톱10과 우승을 위해 더 열심히 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투어에서 여자 선수의 컷 통과는 사상 처음. 로라 데이비스(영국)와 미야자토 아이(일본)가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한국프로골프대회로는 2003년 SBS프로최강전에서 컷을 통과한 박세리(CJ)에 이어 두 번째.
전날 2타를 줄인 미셸 위는 바람이 강해진 오후에 경기를 하면서도 15번 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 성공하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16번 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세컨드 샷으로 핀 1m 거리에 붙였으나 아쉽게 파 퍼트를 놓친 게 아쉬웠다.
2번 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 미셸 위는 5번 홀(파4)에서 5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후반 들어 10번 홀(파5)에서 가볍게 한 타를 더 줄였고 15번 홀(파4)에서 다시 4m 버디를 잡아 기세를 올렸다.
지난해 챔피언 최경주(나이키골프)는 버디 4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5위에서 공동 25위(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까지 밀렸다.
이승호와 지브 밀카싱(인도)이 공동 선두(10언더파 134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