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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5억달러에 이양 추진

Posted March. 24, 2006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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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반도 전시()에 대비해 한국에 비축해 놓은 전쟁예비물자(WRSA)를 최저 5억 달러(약 5000억 원)에 한국에 이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부터 한미 군 당국 간에 WRSA 이양 협상이 열릴 예정인데 미 측의 WRSA 최저 이양 금액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23일 군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초 미 워싱턴에서 미 국방부 산하 대외군사협력기구인 국방안보협력국(DSCA)과 미 태평양사령부, 국무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WRSA의 구체적인 이양 품목과 금액을 조율하는 군사지원프로그램(MAP) 회의가 열렸다.

회의 결과 미 측은 총 53억 달러(약 5조3000억 원)로 추정되는 WRSA 품목 중 6억3900만 달러 상당의 탄약, 11억7000만 달러 상당의 소모품과 기타 품목 12억 달러를 포함해 총 33억 달러를 감가상각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이에 따라 미 측은 WRSA 이양 금액으로 최초 20억 달러를 제시한 뒤 한국이 수용하지 않으면 노후 탄약과 도태 장비 폐기 비용을 한국이 얼마나 부담하느냐에 따라 이양 금액을 조정해 5억 달러를 마지노선으로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군 안팎에선 WRSA 품목 중 노후 탄약을 제외한 나머지를 구매하는 데 드는 돈을 약 1조 원으로 예상해 왔다.

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WRSA 폐기 법안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공식 발효된 뒤 미 측은 한국에 이양할 품목을 제외한 노후 탄약과 도태 장비는 미 본토나 해외로 옮겨 처리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하지만 막대한 반출 비용 때문에 한국에서 폐기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99% 이상이 탄약인 WRSA 중 필요한 탄약만 선택적으로 구매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인 품목을 작성하고 있다.

그동안 국방부는 수년 전 WRSA 프로그램이 종결된 대만과 필리핀의 경우 미 측으로부터 무상으로 인도받거나 일부 탄약만 싸게 구매한 전례가 있음을 감안해, 국익과 동맹을 고려하여 협상에 임한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2004년 6월 당시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은 조영길() 국방부 장관에게 올해 말까지 WRSA를 처리할 방침이라고 통보한 바 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