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골프모임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 이해찬() 국무총리의 사퇴 불가피론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총리 측은 이번 골프모임을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온 뒤에 사퇴 여부를 결정하기로 방침을 정하는 등 엇갈린 기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14일 이후 이 총리의 거취 문제를 놓고 여권 내부에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총리실 관계자는 12일 31절 골프 모임에 참석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 총리가 사퇴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이번 골프 모임과 관련해 제기되는 각종 로비 의혹에 대해선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겠지만 이 총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이 총리의 즉각적인 사퇴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노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총리의 거취 문제 때문에 고민이 크지만 14일 노 대통령이 귀국하더라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기는 어렵다며 시간을 두고 당을 비롯한 여러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 현안회의를 열고 이 총리 거취 문제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했다.
원내대표단에 속한 한 의원은 처음에는 다수가 골프 좀 친 게 뭐 문제냐고 했으나, 11일부터 상임위 별로 의원들의 의견을 들은 결과 이 총리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크게 늘었다며 노 대통령이 귀국하면 이런 분위기를 가감 없이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 총리 유임론을 펴왔던 김근태() 최고위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달라진 것 같다며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당내의 친노() 의원들은 여전히 이 총리가 지방선거 전에 사퇴하면 새 총리 후보자 선정문제와 국회 인사청문회, 임명동의안 처리과정에서 한나라당의 입지만 넓혀주게 된다며 이 총리 사퇴에 반대하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