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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미스터 비디오

Posted January. 31, 2006 03:04,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이자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사진) 씨가 29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별세했다. 향년 74세.

고인은 이날 오후 8시경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 있는 아파트에서 부인 구보타 시게코() 씨와 간호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백 씨의 조카이자 매니저인 켄 백 하쿠다 씨는 이날 사인에 대해 자연적인 원인(natural cause)이라고 말했다. 백 씨는 1996년 뇌중풍으로 쓰러진 뒤 오랫동안 투병생활을 해 왔다.

장례식은 뉴욕 맨해튼의 프랭크 켐벨 장례식장에서 거행될 예정이며 아직 장례식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전자예술의 미켈란젤로로도 불리는 백 씨는 비디오 아트라는 새로운 예술분야를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비디오 아티스트 외에도 멀티미디어 아트의 선구자, 행위예술가, 작곡가로도 활동하면서 20세기 문화의 지평을 한 단계 높인 인물로 국제사회에서 그 이름을 널리 알렸다.

1932년 서울에서 태어난 백 씨는 일본 도쿄()대와 독일에서 공부한 뒤 유럽과 미국에서 실험적인 예술 활동을 벌였다. 특히 1963년 독일에서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텔레비전을 열어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로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백 씨는 뇌중풍으로 쓰러져 몸의 왼쪽 신경이 마비된 뒤에도 창작을 계속했다. 2004년 10월에는 투병생활 이후 처음으로 뉴욕 맨해튼에서 911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메타 911을 직접 공연했다.

1977년 결혼한 일본 출신 부인 시게코 씨 역시 비디오 아티스트이며 둘 사이에 자녀는 없다.



공종식 고미석 kong@donga.com mskoh119@donga.com